"인플레 쇼크에 흔들려...11만5000달러 이어 다음 지지선 11만2500달러"

전문가들은 핵심 지지선인 11만5000달러가 지켜질지에 촉각을 세우면서 낙폭이 커질 경우 11만2500달러와 11만 달러 선을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8일(현지시각)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유럽 시장 초반 11만4653달러까지 하락하며 주요 지지선인 11만5000달러를 잠시 내줬다. 비트코인은 이후 추가 하락은 막히며 11만5000달러 안팎에서 공방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2만4436달러) 대비 약 7.5% 낮은 수준으로 전일 대비 하락 폭도 2.8%대에 달했다.
크로노스리서치(Kronos Research)의 빈센트 리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록체인 전문업체 더블록에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은 예상보다 높은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해 신중해진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고 달러 강세를 유도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뒤이어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웃돌자, 랠리가 급격히 꺾였다.
전문가들은 예상외로 높은 PPI 상승률로 인해 9월 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진단했다.
리우 CIO는 “트레이더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거시 경제 및 암호화폐 시장의 명확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베선트 장관은 대신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비트코인 비축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현재 56을 기록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중립’ 상태임을 보여줬다.
‘투자 철회’ vs ‘자본 재배치’
BTC 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최근 비트코인 하락세가 투자 철회라기보다는 자본 재배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그레이스케일과 아크인베스트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자금이 유출됐으나, 블랙록의 iBIT ETF에는 순유입이 이어지는 등 자금 흐름은 혼조세다.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더블록에 “일일 자금 유입은 소폭 둔화했지만, 기관투자가의 참여 폭은 여전히 상당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하기보다는 자산을 재편하는 과정이며 지속적인 ETF 자금 유입과 기업들의 비트코인 자금 할당 역시 가격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비트코인의 핵심 지지선은 11만5000달러와 11만2500달러 구간이라며, 이 수준이 무너질 경우 11만 달러 선까지 밀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잭슨홀 심포지엄(21~23일) 등 미국의 거시경제 이벤트가 시장의 주요 촉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루카스는 “이번 주 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온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매년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미국 경제와 금융·통화 정책에 대한 심포지엄으로 중장기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과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내년 5월 퇴임을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마지막 잭슨홀 발언에 특히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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