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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AI 10억 이용자 돌파했지만 '결함투성이'···오픈AI와 격차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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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AI 10억 이용자 돌파했지만 '결함투성이'···오픈AI와 격차 더 벌어져

"저커버그 650억 달러 투자에도 '불규칙 답변·기억 상실' 문제 계속"
"프라이버시 논란에 美 의회 조사 착수···챗GPT·구글과 기술 격차 심화"
메타가 출시한 소비자용 인공지능(AI) 앱이 10억 명의 월간 이용자를 돌파했음에도 기술 결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메타가 출시한 소비자용 인공지능(AI) 앱이 10억 명의 월간 이용자를 돌파했음에도 기술 결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메타가 올해 4월 내놓은 소비자용 인공지능(AI) 앱이 10억 명의 월간 이용자를 돌파했는데도 계속되는 기술 결함 때문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찬 AI 구상과 현실 사이 차이가 심해지고 있다. 오픈 툴스는 지난 19(현지시간) 메타 AI 앱이 4개월째 성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업체보다 눈에 띄게 뒤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8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메타 AI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전반에서 10억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5억 명에서 두 배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메타 AI 앱은 불규칙한 AI 답변, 과거 대화 기억 부족, 시스템 오류 등 때문에 일관성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오픈AI보다 2년 반 늦은 출시에도 미완성 상태

메타 AI 앱은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202211월에서 2년 반이 지난 올해 4월에야 단독 앱으로 나왔다. GPT와 달리 AI 비서 기능과 함께 다른 이용자들의 창작물을 보여주는 '발견 창'을 포함하고 있다.
오픈 툴스는 현재 버전이 메타가 스마트 안경용으로 개발한 기존 앱의 이름만 바꾼 수준이라며 단독 앱을 서둘러 내놓으려는 조급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은 AI가 입력을 잘못 이해하고 부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IT 전문 매체인 기즈모도는 지난 18"메타가 AI 사업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과물은 형편없다""고장 잘 나는 챗봇과 화난 이용자들, 그리고 실망한 주주들만 남았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메타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이는 여러 단계 중 첫 번째일 뿐"이라며 "회사가 AI 인재와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면서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앱의 핵심 기능 문제 해결 시기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 사생활 보호 우려에 미 의원들 공식 조사 요구

메타 AI 앱을 둘러싼 사생활 보호 우려도 퍼지고 있다. 앱이 기본 설정으로 대화를 녹음하면서도 간단한 거부 옵션을 제공하지 않아 이용자 데이터 처리 관행의 윤리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폰 인 캐나다는 AI 챗봇이 부적절하고 잠재적으로 해로운 대화에 관여했다는 사건들이 보고되자 미국 상원의원들이 메타의 AI 안전 조치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5"메타 AI 앱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수집한 수년간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이용자를 분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메타 AI와의 대화에서 아기 젖병을 언급한 이용자가 이후 챗봇으로부터 육아 관련 조언을 받게 됐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AI 시스템의 편견 가능성을 지적했다.

소비자연맹의 AI·데이터 사생활 보호 담당 벤 윈터스 이사는 워싱턴포스트에 "사생활 보호 설정에 대한 공개와 소비자 선택권은 한심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메타 AI는 현재 광고를 포함하지 않지만, 저커버그 CEO는 주주총회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유료 추천을 넣거나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수익화 계획을 넌지시 말했다.

◇ 연간 650억 달러 투자에도 경쟁업체에 경쟁력 밀려

저커버그 CEO는 올해 AI 인프라에만 650억 달러(903200억 원)를 투자하며 오픈AI, 애플 등 경쟁사에서 최고 연구진을 적극 뽑아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메타가 인공일반지능(AGI)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밀 '초지능 그룹'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대형 언어 모델 '라마(Llam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AI 연구 분야 리더십을 얻으려 하고 있다. 라마 모델은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에서 35000만 번 내려받기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0배 늘었다고 메타는 발표했다.

하지만 테크크런치는 지난달 30일 저커버그 CEO'초지능' 모델의 경우 새로운 안전 우려 때문에 모든 것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넌지시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의 기존 오픈소스 전략에서 가려서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뀜을 의미한다.

전체 메타 앱군의 20251분기 하루 활성 이용자는 343000만 명으로 전분기보다 조금 늘었다. 메타는 올해 총 매출 1640억 달러(2278600억 원) 중 광고 매출이 1600억 달러 (2223000억 원)이상을 차지했으며,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는 광고주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어드밴티지+ 쇼핑 캠페인'은 연간 200억 달러(277800억 원) 크기의 수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월가에서는 메타가 핵심 기능 문제 해결 시기가 여전히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AI 분야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견고함과 이용자 친화성으로 인정받는 오픈AI GPT나 구글 AI 서비스와 비교해 메타 AI 앱의 성능 차이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메타 AI 앱이 현재 22개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어 전 세계 확산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