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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차, 8.2조원 규모 미국 제철소 투자 논의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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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차, 8.2조원 규모 미국 제철소 투자 논의 공식 확인

美 관세장벽 넘어 북미 전기차 공급망 구축
자동차강판 넘어 배터리 소재까지 '미래 동맹'
포스코와 현대차가 미국 제철소 투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와 현대차가 미국 제철소 투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각)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미국에 전기로 제철소를 합작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총 8조 2000억 원(58억 달러)을 투입해 북미 자동차강판 공급망을 강화하고 배터리 소재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21일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조회공시 답변에서 "전기차 공급망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는 전기로 제철소 사업 참여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현지 생산을 결정한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매기는 25%의 높은 관세(무역확장법 232조)가 자리하고 있다. 포스코 쪽은 "지분율과 투자 규모 등 세부 사항은 현재 협상 단계에 있다"며 "앞으로 6개월 안에 관련 내용을 추가로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8.2조원 투입…북미 공급망 거점 확보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루이지애나 주에 해마다 270만 톤의 고품질 자동차강판을 생산하는 일관 제강 공장을 짓는 것으로,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강판은 앨라배마, 조지아 등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공장에 먼저 공급하고, 미국과 멕시코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총 투자비의 절반가량을 외부 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며, 포스코는 지분투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자동차강판 공급을 넘어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분야로까지 넓어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포스코가 강점을 지닌 리튬, 양극재 등 핵심 소재와 현대차의 모빌리티 기술을 합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2030년 326만 대에 이르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을 돕는 공동 공급망을 갖출 계획이다.

◇ 월가도 '매수' 추천…미래 시너지 기대


금융권에서도 이번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팁링크스에 따르면 월가 분석가들은 포스코 주식(PKX)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 63.00달러를 내놨다. 팁랭크스의 인공지능(AI) 분석가 '스파크(Spark)'는 포스코의 투자 매력도를 '시장수익률을 웃돌 것(Outperform)'으로 평가하며 "강력한 재무 안정성과 좋은 전략 계획이 운영상의 과제와 고평가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투자가 최종 성사되면, 포스코는 10여 년간 뚫기 어려웠던 북미 철강시장 교두보를 마련하고,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 관세 위험 해소, 전기차 전환 가속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이 공장의 최종 운영권을 갖고 포스코는 지분 참여와 기술 지원을 함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의 최종 투자 지분과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올해 연말이나 2026년 초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