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가 21일(현지시각) 급락했다.
월마트가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깜짝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밑돈 순익을 발표한 것이 주가를 압박했다.
월마트는 4.61달러(4.49%) 급락한 97.96달러로 미끄러져 이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월마트의 주가수익배율(PER)은 36배로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 평균 PER 22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탄탄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실적 실망감이 투자자들의 등을 돌려 세웠다.
월마트가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월마트 실적이 관세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인식했다.
앞서 월마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가격을 올리려다 곧바로 저지당하면서 관세 충격을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데 실패했다.
소매 업체들이 당분간 트럼프 관세 충격의 최대 희생양이 될 전망이다.
매출은 기대 이상, 순익은 기대 이하
월마트가 공개한 8월 1일 마감한 2회계분기 실적은 관세 충격을 웅변했다.
매출은 1년 전 1693억40000만 달러에서 1774억 달러로 4.8%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 1759억 달러를 웃돌았다.
순익도 높아졌다. 지난해 2분기 45억 달러에서 이번에 70억3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는 밑돌았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0.68달러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0.73달러에 못 미쳤다.
월마트 순익이 시장 예상에 미달한 것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월마트는 그렇지만 낙관적이었다.
3회계분기 매출이 3.75~4.75%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5월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놨던 3~4% 성장세보다 높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3.8%도 압도하는 규모다.
아울러 조정치를 감안한 EPS 예상치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월마트는 이번 분기 EPS를 0.58~0.60달러로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는 0.57달러다.
관세 충격
월마트가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트럼프 관세 충격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더프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관세율이 높아진 탓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관세 인상에 반응하는 이들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계라고 맥밀런은 설명했다.
맥밀런은 부유한 고객들에 비해 소득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 고객은 관세로 일부 품목 가격이 오르자 쇼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임의소비재 타격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이 아닌 임의소비재 가격이 오르자 비용 압박을 받는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관세 충격이 아직은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오르기 전에 대량으로 수입해 쟁여놓은 재고 덕분이다.
맥밀런은 그러나 현재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면서 매주 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가면서 관세가 더해진 품목이 늘고, 이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월마트는 전체 제품의 3분의 2를 중국, 멕시코, 베트남, 인도,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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