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보안 표준 채택해 '기술 유출' 차단…"민감 기술, 잘못된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할 것"
트럼프 관세·中 희토류 무기화 '위기감' 고조…유럽, 美에 대한 군사·기술 의존 심화
트럼프 관세·中 희토류 무기화 '위기감' 고조…유럽, 美에 대한 군사·기술 의존 심화

이번 협정은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의 AI 칩을 수입하고, "우려 목적지"로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의 보안 표준을 채택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1일에 발표된 19개 항목의 공동 성명서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은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무역 집행위원은 "반도체가 잘못된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 수출 통제 등 경제 안보 조치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협력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에도 논의되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무역 위협을 가하며 복귀한 이후 무산되었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희토류 독점 무기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EU 회원국들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세프코비치 위원은 "올해 봄과 초여름에 영구 자석, 희토류 및 기타 중요한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지는 극적인 순간을 겪었다"며, "함께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이해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협정은 또한 EU가 2028년까지 미국 경제의 '전략 부문'에 6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미국으로부터의 군사 및 방위 장비 구매를 '실질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이 국방비 분담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며 나토(NATO) 동맹을 위협했던 상황에서 EU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은 중국의 산업 정책을 설명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용어인 "비시장 관행"과 "불공정 경쟁"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