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20억 달러 투자 뒤 삼성까지 거론…패키징 협력·테슬라 23조 원 계약 속 미국 입지 확대

◇ 트럼프 정부, 인텔을 반도체 자립의 ‘마지막 보루’로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내부에서 인텔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미국 안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체여서,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자급 정책에서 핵심적이다. 삼성의 투자 참여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인텔 주가는 요동쳤다.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 직후 급등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보조금을 일부 주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7% 밀려났다. 보조금이 주식으로 지급되면 지분이 희석돼 수익성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시장에서 나왔다.
◇ 패키징 협력·테슬라 계약…미국 내 삼성 발걸음 빨라져
또한, 삼성은 올해 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칩은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되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이 미국 시장 안에서 정착을 강화하려는 뚜렷한 행보”라고 풀이한다.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위상 다툼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첨단 산업을 되살리겠다며 강력한 보조금 지원과 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는 백악관에서 미국 내에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의 인텔 지분 투자 검토도 단순한 금융 거래가 아니라, 백악관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한가운데서 정치와 산업을 함께 고려한 복합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