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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 지분 투자 검토…트럼프 행정부 반도체 육성 전략 맞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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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 지분 투자 검토…트럼프 행정부 반도체 육성 전략 맞춘 행보

소프트뱅크 20억 달러 투자 뒤 삼성까지 거론…패키징 협력·테슬라 23조 원 계약 속 미국 입지 확대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Wccf테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Wccf테크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28000억 원)를 선제적으로 투자한 뒤 삼성까지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판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지난 21(현지시각) Wccf테크가 보도했다.

◇ 트럼프 정부, 인텔을 반도체 자립의 마지막 보루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내부에서 인텔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미국 안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체여서,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자급 정책에서 핵심적이다. 삼성의 투자 참여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인텔 주가는 요동쳤다.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한 직후 급등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보조금을 일부 주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7% 밀려났다. 보조금이 주식으로 지급되면 지분이 희석돼 수익성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시장에서 나왔다.

◇ 패키징 협력·테슬라 계약…미국 내 삼성 발걸음 빨라져

삼성의 투자 검토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안착 전략과 맞물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반도체 패키징 회사 앰코(Amkor)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AI용 반도체는 고열·고전력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패키징 기술이 중요하다. 대만 TSMC는 이미 자체 패키징 설비를 갖췄지만, 삼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따라서 앰코와 협력하면 보완 효과가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삼성은 올해 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165억 달러(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칩은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되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이 미국 시장 안에서 정착을 강화하려는 뚜렷한 행보라고 풀이한다.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위상 다툼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첨단 산업을 되살리겠다며 강력한 보조금 지원과 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는 백악관에서 미국 내에 1000억 달러(140조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의 인텔 지분 투자 검토도 단순한 금융 거래가 아니라, 백악관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한가운데서 정치와 산업을 함께 고려한 복합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