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中 기업, 홍콩 IPO로 165억 달러 모금… 美 상장 16개사 7.4억 달러와 '대조'
'미·중 관계' 악화에 홍콩 시장 '대안' 부상… CATL·쉬인 등 대어급 기업 '러시'
'미·중 관계' 악화에 홍콩 시장 '대안' 부상… CATL·쉬인 등 대어급 기업 '러시'

이는 미·중 관계의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홍콩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홍콩 증권거래소(HKEX)에서 IPO를 통해 자금을 모금한 중국 기반 기업은 총 46개사로, 총 165억 달러(약 22조 8천억 원)를 조달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16개사에 불과하며, 모금액도 7억 4,090만 달러에 그쳐 홍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는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본 시장에 불확실성이 가중되었고, 이것이 더 많은 기업이 홍콩 상장을 선택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중국 주식의 상장 폐지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본토 기업들은 이러한 불분명한 규제 전망에 직면하여 홍콩 시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추세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갈등은 무역을 넘어 기술, 군사, 금융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조사 강화는 많은 중국 기업의 IPO 욕구를 망쳤으며, 그 중에는 CATL과 쉬인(Shein)과 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안도 포함되어 있다.
홍콩거래소는 IPO 붐에 힘입어 2025년 상반기 기록적인 매출과 이익을 발표했다. 특히,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스톡 커넥트'의 남향(southbound) 채널의 일일 평균 거래액은 상반기 동안 154% 증가했다. 이는 중국 자본의 홍콩 유입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보여준다.
홍콩거래소는 상장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밀 제출' 규칙을 도입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여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또한, 이미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홍콩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2017년 상장 규칙을 업데이트하는 등 유연한 정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알리바바, 바이두, 넷이즈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홍콩에 2차 상장하며 홍콩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홍콩 시장의 한계도 지적된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투자 회사 샹성(Chanson)의 션 멍(Shen Meng) 이사는 현재 세계 4위 규모인 홍콩 시장이 7조 달러의 유동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상장이 도시의 제한된 유동성으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홍콩에 오는 기업의 상장 절차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며 "중국은 홍콩의 역할을 지원하기를 원하지만, 과도한 수의 본토 기업이 홍콩의 자금 조달 풀에 몰리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이러한 IPO 붐은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중국 기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대안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