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노후 전기차 주행거리 되살린다…배터리 교체 없이 ‘범용 확장팩’ 등장

글로벌이코노믹

노후 전기차 주행거리 되살린다…배터리 교체 없이 ‘범용 확장팩’ 등장

트렁크에 싣는 17.1kWh 보조 배터리, 최대 100km 주행거리 추가
병렬 연결로 충전 속도 개선·배터리 열화 완화…EV 수명 연장 해법 주목
EV 충전소에 주차된 폭스바겐 ID.4 전기차(EV)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EV 충전소에 주차된 폭스바겐 ID.4 전기차(EV)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 소유주들의 가장 큰 고민인 ‘주행 거리 불안(Range Anxiety)’과 ‘배터리 노후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크로아티아에서 공개되었다.

기존 배터리 팩을 통째로 교체하는 고비용 방식 대신, 트렁크에 쏙 들어가는 보조 배터리를 연결하는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더콜드다운이 보도했다.

◇ 트렁크 속 '에너지 저장소'… 100km 더 달린다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전문 정비 기업 EV 클리닉(EV Clinic)은 최근 전기차용 휴대용 배터리 주행 거리 확장기(Range Extender)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확장기는 삼성 SDI의 프리즘 셀을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17.1kWh의 가용 에너지를 제공한다.

유명 전기차 리뷰어 비욘 나일란드(Bjørn Nyland)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 장치는 테슬라 모델 S의 트렁크 하단 공간(서브 부트)에 딱 맞게 들어가는 콤팩트한 크기로 제작되어 적재 공간 손실을 최소화했다.

차량의 원래 배터리와 유선 병렬 방식으로 연결되며, 이를 통해 약 100km(62마일)의 추가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의 내부 저항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DC 급속 충전 시 충전 속도를 높여주는 부가적인 이점도 제공한다.

◇ 노후 전기차의 '구원 투수'… 경제성·안전성 모두 잡아


전기차가 노후화되면 배터리 효율이 떨어져 주행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전체 배터리 교체 비용은 중고차 소유주들에게 큰 재정적 부담이 되어왔다. EV 클리닉의 기술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진단 모듈을 탑재해 안전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고전압 시스템에서 보조 배터리를 스스로 분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재 테슬라 모델 S용으로 먼저 제작되었으나, 향후 폭스바겐 e-골프, 닛산 리프, 스마트 EV 등 주행 거리가 짧거나 배터리가 노후화된 초기형 전기차 모델들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 "정말 멋진 혁신"… 중고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 예고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중고 전기차의 가치를 보존하고 차량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욘 나일란드는 영상에서 이 장치를 보고 "정말 멋지다(That's awesome)"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EV 클리닉은 현재 프로토타입 단계를 넘어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버려지는 폐배터리를 줄이고 기존 차량을 더 오래 타게 하는 이 기술은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