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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압박 강화...닉슨 시절 금융시장 충격 재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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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압박 강화...닉슨 시절 금융시장 충격 재현하나

노무라 "연준 흔들기, 달러 가치·주가 하락·국채 수익률 상승 초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흔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내쫓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리사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확인되지 않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 서류 조작을 이유로 해고하자 쿡 이사는 반발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 노무라는 26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가 시장에어떤 충격을 줄지를 가늠하려면 50여년 전 리처드 닉슨 시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 가능한 결론이지만 노무라는 당시 닉슨 대통령의 연준 압박은 미국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국채 수익률은 끌어올렸고, 뉴욕 주식 시장에는 찬바람을 몰고 왔다고경고했다.

한편 뉴욕 주식 시장은 쿡 이사를 둘러싼 공방 속에서도 일제히 반등했다.

결과 안 좋은 연준 흔들기


재선에 성공했지만 1974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자진 사퇴한 닉슨은 197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지금 트럼프가 파월에게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처럼 닉슨은 당시 연준 의장이던 아서 번에게 금리를 내리라고강요했다.

당시 집무실 녹음 기록에 따르면 닉슨은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인 경로를통해서도 번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크레이그 챈이 이끄는 노무라 외환전략팀은 트럼프가 쿡을 해임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시 닉슨의 번 압박과 비슷한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에 따르면 닉슨이 번을 압박하면서 연준을 흔들자 금융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뉴욕 주식 시장의 얼굴 마담인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폭락했다.

다우 지수는 대선 하루 전인 1972년 11월 6일부터 이듬해 1월중순 닉슨이 재선에 성공해 취임식을 할 때까지 약 두 달 동안 6% 넘게 뛰었지만 연준 흔들기가 본격화하면서양상이 달라졌다.

다우 지수는 고점을 찍은 지 1년 만에 19% 폭락했다. 1973년 1월고점 이후 2년 동안 다우 지수는 하락률이 44%에 이르기도했다.

달러 가치도 급락했고, 국채 수익률은 뛰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다우 지수처럼 1972년 11월 6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이듬해 1월 고점을 찍었지만 닉슨이 연준을 압박하기 시작하자 1973년 7월 저점으로 추락했다. 고점 대비 하락률이 18%에 이르렀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폭등했다. 1972년 11월 6일부터이듬해 8월 7일까지 10년만기 수익률은 1.30%포인트 넘게 폭등했다. 7.58달러까지치솟기도 했다. 지금의 4.3% 수준에 비해 3%포인트 넘게 높은 금리다.

이번에도 후폭풍 못 피할 것


노무라는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 과거 충격이 이번에도 그대로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단서를달았다.

환율은 닉스 당시 고정환율제에서 지금은 변동환율제로 바뀌었고, 금본위제는폐기됐으며 2차 대전 후 국제 금융 시스템의 기초였던 브레턴우즈 체제도 지금은 붕괴됐다.

그러나 아주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더라도 금융 시장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노무라는 경고했다.

트럼프가 연준을 흔들기 시작하는 가운데 미 달러지수는 올해 10% 가까이하락했다.

금 가격은 뛰고 있다. 트럼프의 압력으로 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대응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다만 뉴욕 주식 시장은 아직 탄탄하다.

인공지능(AI) 기대감이 모든 악재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트럼프 관세 충격,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 속에서도 3대 지수는 올해 모두 상승세다.

다우 지수는 올해 6.5% 올랐고,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9.7% 뛰었다. AI 기술주들이 포진한 나스닥 지수는 11.3% 상승했다.

시장이 언제까지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 충격을 감내할지는 그러나 미지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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