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고수익성에 외국 자본 대거 유입...뉴욕·런던보다 매력적 투자처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CBRE 재팬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6월 외국인의 일본 부동산 매입액은 총 1조1400억 엔(약 10조5000억 원)으로, 200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업무용 빌딩 거래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지난 2월 도쿄 ‘가든테라스 기오이초’ 복합 시설을 약 26억 달러(3조6000억 원)에 인수해 단일 자산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홍콩계 가우캐피털파트너스 역시 도쿄 긴자의 복합쇼핑몰 ‘도큐 플라자 긴자’를 10억 달러(1조3850억 원) 이상에 매입했다. 미국의 워버그 핀커스는 대형 셰어하우스 네트워크를 인수하며 주거용 부동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에는 일본의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8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 부동산의 상대적 수익성이 높은 점도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쿄 도심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 장기 금리 간 스프레드는 1.9%로, 뉴욕(1.7%)과 런던(1.2%)을 웃돌았다.
이 연구소의 오타니 쇼타 투자리서치 부장은 “일본 업무용 빌딩은 여전히 세계 주요 도시의 경쟁 자산 대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점도 시장 활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요코하마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며, 미국 KKR이 약 1000억 엔(약 9420억 원) 규모로 최고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 주류업체 삿포로홀딩스 역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매각해 주력 사업인 맥주 부문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CBRE 재팬의 노세 토모야 부이사는 “물가와 임대료 상승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한 해외 자본의 일본 부동산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가격 상승세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도쿄칸테이에 따르면, 7월 기준 도쿄 23구 내 기존 콘도미니엄 평균 매물 가격(전용 70㎡ 기준)은 전월 대비 1.4% 오른 1억477만 엔(약 9억4600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