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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K팝 아이돌 ‘키온’, 5000만 달러 대형 계약 체결…“음악 시장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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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K팝 아이돌 ‘키온’, 5000만 달러 대형 계약 체결…“음악 시장 판도 바꾼다”

가상 아티스트 시대 열다, 힉스필드 레코즈 “재능보다 얼굴이 중요해지는 시대”
AI K팝 아이돌 ‘키온(Kion)’의 인기가 선풍적이다.  사진=마르카이미지 확대보기
AI K팝 아이돌 ‘키온(Kion)’의 인기가 선풍적이다. 사진=마르카
스페인 스포츠 매체 마르카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K팝 아이돌 ‘키온(Kion)’이 5000만 달러(약 69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음악 생태계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키온을 만든 힉스필드 레코즈(Higgsfield Records)는 “이번 출시가 전 세계 창작자와 팬, 브랜드에 새로운 무대를 열었다”면서 “무대와 협업, 글로벌 관객을 위해 만든 첫 AI 아이돌”이라고 소개했다. 키온은 사람과 매우 흡사한 얼굴과 안무, 목소리를 지녔으나 완전한 AI 기술로 구현된 가상 인물이다. 공개된 영상은 며칠 만에 100만 건 이상 조회됐다.

키온은 혹독한 훈련 없이 활동할 수 있고, 브랜드별 요청에 맞게 음성을 바꾸며 동시에 여러 곳에서 24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관계자는 “기술이 허용하는 한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하며 피로하지 않은 가수”라고 말했다.

힉스필드 레코즈는 AI를 통해 누구나 세계 아이돌이 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서도 공개했다. 웹사이트에는 “재능이 더는 필요 없다. 얼굴만 있으면 된다”는 문구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가상 아이돌 시장이 2024년 15억 달러(약 2조 원)에서 2033년 85억 달러(약 11조8300억 원)로 매년 23%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도 ‘플레이브(PLAVE)’의 첫 단독 콘서트가 전석 매진됐고, ‘이세계아이돌’은 2021년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다.

AI 음악 시장 전체 규모도 2024년 29억 달러(약 4조 원)에서 2033년 387억 달러(약 53조8600억 원)로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매킨지는 2025년까지 음악 제작 중 20%가 AI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한편 일부에서는 AI 음악이 창작자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독일 미디어 전문기업 골드미디어는 적절한 보상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2028년까지 작곡가와 가수 수입이 27%까지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K팝 분야에선 블랙핑크 AI 커버 영상이 1700만 건 조회로 약 6억 원 규모 수익 손실로 추정된다.

음악 평론가들은 “실시간 소통과 라이브 스트리밍이 팬덤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고 평가한다. 힉스필드는 스냅(Snap) AI 책임자로 일했던 알렉스 마시라보프가 창업해 올해 4월 멘로 벤처스에서 800만 달러(약 111억 원) 투자를 받았다.

키온의 등장은 AI 시대 음악계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AI와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진 세상에서 가상 아이돌이 음악 산업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