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시진핑·푸틴 중국서 연대 과시하는 가운데 압박 발언
미국, 인도 상품에 최대 50% 관세 부과로 양국 관계 긴장
미국, 인도 상품에 최대 50% 관세 부과로 양국 관계 긴장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서 미국과 인도의 관계를 "일방적"이라고 표현하며 "인도는 우리가 그들에게 거의 무관세를 주는 반면, 그들은 우리에게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디 총리는 몇 년 전에 그렇게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워싱턴이 인도 상품에 대해 최대 50%에 달하는 총 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나왔다. 워싱턴 주재 인도 대사관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응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발언 시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모디 총리는 현재 중국이 지원하는 이니셔티브인 SCO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이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20명 이상의 비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 공세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은 연대를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이미지를 통해 푸틴과 모디가 정상회담 개막 전 손을 잡고 시 주석을 향해 유쾌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세 지도자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웃으며 통역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뉴델리와의 관계 회복을 과시했다. 7년 만에 처음 중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1일 양국이 라이벌이 아닌 개발 파트너라는 데 동의하고 무역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공통된 우려로 트럼프의 첫 임기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강화돼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노력에 반해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하기를 거부한 것에 대해 관세 위협을 가해왔다.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지만, 이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효과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가 서방의 대러시아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도는 그동안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도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않는 균형외교를 펼쳐왔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인도로서도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인도의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정책 변화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중국에서 열린 SCO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인도의 선택이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균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