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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리프모터, 말레이시아서 EV 생산 확대…'약속된 시장'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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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리프모터, 말레이시아서 EV 생산 확대…'약속된 시장' 선점 경쟁

말레이시아, 2040년까지 EV 채택률 50% 목표…중국 기업, '공격적 투자'로 화답
"인도네시아 이어 2위 자동차 시장"…정부, 3년간 62억 달러 FDI 유치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주 2026년 개장 예정인 첫 현지 공장 계획을 발표했고, 동포 스타트업 리프모터는 올해 말까지 유럽 거대 기업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현지 조립을 시작한다고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분기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에서 판매량 기준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된 말레이시아는 2040년까지 전기차가 자동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EV 점유율은 5%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외국 제조업체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

비야디의 류쉐량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판매 부문 총괄은 "말레이시아는 항상 동남아시아에서 비야디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였다"며 "투자가 제품을 넘어 인재 개발과 더 넓은 EV 생태계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비야디는 페락주 탄중 말림의 60만 제곱미터 부지에 전기차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완전 녹다운(CKD) 차량 키트를 재조립할 예정으로, 중국에서 완전 조립돼 수출되는 자동차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리프모터는 지난 4월 현지 EV 조립 작업을 공식 시작했다. 생산은 스텔란티스 인터내셔널과 스텔란티스 아시아태평양의 2400만 링깃(570만 달러) 투자로 케다주 구룬 시설에서 이뤄진다. 이 공장은 테슬라 SUV보다 훨씬 저렴한 C10 EV를 조립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올해 다른 중국 자동차 브랜드인 GAC, 그레이트 월 모터스, 샤오펑도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은 지난 3년간 조립, 배터리, 충전 인프라를 포함한 EV 관련 외국인 직접투자로 260억 링깃(62억 달러) 이상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볼보가 이런 움직임을 선도했다. 2022년 쿠알라룸푸르 인근 샤알람 공장에서 말레이시아 내 전기차를 조립한 최초의 외국 자동차 제조사가 됐다. 이듬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파항 페칸에서 EQS 조립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 제조업체들이 이런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 체리는 2024년부터 오모다 E5와 제이쿠 J7 EV를 쿨림에서 현지 파트너와 함께 조립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그레이트 월 모터는 말라카의 EP 매뉴팩처링과 제휴해 현지 조립을 시작했으며, 2028년까지 연간 2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EVE 에너지는 2025년 2월 쿨림에 첫 해외 공장을 열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배터리 공장 추가 건설을 위한 12억 달러 투자도 발표됐으며, 새 시설 건설은 2027년 완료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가 자국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다른 아세안 회원국과 중동, 아프리카에 수출할 거점을 찾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위한 제조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등장은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안겨준다. 지역사회는 일자리, 기술 이전, 더 저렴한 모델을 기대하지만, 이제 막 EV 로드맵을 계획하기 시작한 프로톤, 페로두아 같은 국내 기업들에는 압력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 50%, 2050년까지 80%의 EV 채택 목표를 설정했다. 2024년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된 차량의 5%만이 전기차였지만, 12월 e.MAS 7 출시로 추세가 바뀌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4000대 이상 판매됐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7월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자동차 소유자의 60%가 전기차를 더 지속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14%는 이미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소비자의 29%가 전기차에 긍정적 감정을 표명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태국이 24%로 뒤를 이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