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4일(현지시각) 마침내 하락세를 벗어났다.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한 엔비디아는 이날도 고전하다 장 후반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승 폭은 소폭에 그쳤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아직 기대하기 이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중국 AI 반도체가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한 가운데 개미 투자자들이 이에 엔비디아에 서서히 신물을 내고 있어 당분간은 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엔비디아는 1.04달러(0.61%) 오른 171.66달러로 마감했다.
지친 개미들
CNBC에 따르면 개미 투자자들의 엔비디아에 대한 열광이 식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개미들은 여전히 엔비디아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열기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은 지난 1주일 동안 12억 달러어치 넘게 엔비디아 주식을 순매수했다. 여전히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순매수 규모로 보면 열기는 식고 있다.
지난달 28일 4억4400만 달러에 이르던 순매수 규모가 2일에는 1억4600만 달러로 줄었고, 하루 뒤인 3일에는 고작 75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 여파로 지난 한 달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2% 가까이 오르는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5% 넘게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으로도 같은 흐름이 관측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노트에서 지난해 엔비디아 주식에 유입되던 자금이 월 1400억 달러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월 5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엔비디아가 AI는 물론이고, 자율주행, 로봇 반도체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단기 악재에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AI 반도체, 경쟁사 부상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잃고 있다는 점도 개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AI 인프라 시장은 현재 500억 달러짜리로 연간 50%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H100 기반인 H20 반도체 대신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 수출용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낙관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토종업체 캠브리콘, 화웨이 등이 만든 반도체를 사용하라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개당 2만2000달러에 이르는 블랙웰 기반 B30A 반도체 대중 수출이 허용될 경우 이를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새 기폭제, GTC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는 다음달 반기 GPU 기술 컨퍼런스(GTC)를 개최한다. 엔비디아 주가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3월 17~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GTC를 개최했던 엔비디아는 하반기 GTC는 독특하게 워싱턴 DC에서 연다. 10월 27~29일 사흘 일정이다.
황 CEO의 기조연설은 10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시티그룹 애널리스트 아티프 말릭은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반 년 숨가쁘게 오른 뒤라 지금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릭은 그러나 다음달 28일 젠슨 황의 GTC 기조연설이 엔비디아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차기 촉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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