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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싱턴 치안 강화’에 FBI 내부 반발…“위장 차량 노출로 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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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싱턴 치안 강화’에 FBI 내부 반발…“위장 차량 노출로 안보 위협”

지난달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아나코스티아에 위치한 연방공원경찰 운영시설에서 FBI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아나코스티아에 위치한 연방공원경찰 운영시설에서 FBI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의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FBI의 비밀 작전 차량들이 노출돼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제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복수의 전현직 FBI 관계자들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요원들이 위장 차량에서 내려 전술 장비를 착용한 채 순찰·체포에 나서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해당 차량들은 더 이상 은밀 작전에 쓸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FBI 요원은 “한 번 노출된 차량은 더는 마약조직, 폭력 갱단, 외국 첩보원 추적에 활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존 코언 전 국토안보부 대테러 조정관은 “워싱턴DC는 외국 스파이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위장 차량 노출은 요원 안전뿐 아니라 민감한 수사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멕시코시티에서는 카르텔 해커가 FBI 요원을 추적해 증인과 정보원을 살해한 사례가 있었다.

이에 대해 FBI 대변인 벤 윌리엄슨은 “언론 보도에서 제기된 주장은 FBI 보안 프로토콜에 대한 오해”라며 “지도부는 이런 우려를 접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직 FBI 요원 댄 브루너는 “워싱턴DC에서 1000여 대의 위장 차량이 노출됐다면 번호판까지 기록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심각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차량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치안 강화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FBI 본연의 수사 능력을 약화시키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