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수요 급증·美 애리조나 공장 비용 압박이 인상 배경”

보도에 따르면 TSMC는 2026년부터 5nm 미만 공정에 대해 5~10% 인상하고, 샌디스크는 전 채널·소비자용 제품에 일괄 10% 올린다.
◇ TSMC, 2nm 웨이퍼 3만 달러 돌파 전망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TSMC는 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인용해 5nm 이하 첨단 공정 웨이퍼 단가를 5~10% 높이기로 했다. 현재 3nm 웨이퍼는 장당 약 2만 달러지만, 2025년 말 양산 예정인 2nm 웨이퍼 가격은 3만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이 결정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AI용 GPU를 공급받는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직·간접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650억 달러(약 90조 31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지었으며, 지난해 초 4nm 공정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지 인건비와 전력료 등 운영비가 대만 본사보다 5~20% 비싸 수익성 유지가 쉽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총마진을 53% 이상 지키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며, 애리조나 공장 마진은 전사 평균보다 2~3%포인트 낮고, 시간이 지나면 3~4%포인트 격차로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샌디스크, AI·데이터센터 수요 반영해 10% 인상
샌디스크는 AI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센터, 모바일 기기 수요가 급증한 점을 들어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치”라며 9월 5일 이후 접수된 신규 주문부터 모든 제품 가격을 10% 올린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가격을 검토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과잉을 막고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공통 행보로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급 공정 수요가 커졌다. 여기에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IT업계에서는 “첨단 웨이퍼 단가 상승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 글로벌 공급망 가치 사슬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