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18년 무효 보상안 대체 새 제안...머스크 지분 25%까지 확대 가능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보상안은 향후 10년에 걸쳐 머스크가 테슬라를 장기적으로 이끌도록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 확대와 시가총액을 현재 약 1조 달러에서 최소 8조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야심 찬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한다.
보상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최소 25%까지 늘어나게 된다.
보상안의 구체적인 조건에 따르면, 머스크는 앞으로 테슬라에서 CEO 또는 운영을 총괄하는 임원직을 유지해야 하며, 총 12개 구간으로 나뉜 성과급 주식을 받기 위해 각각의 시가총액 목표와 운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이번 제안은 지난 2018년 마련된 500억 달러 규모 보상안이 델라웨어 법원에서 무효화 된 이후 새롭게 마련된 것이다. 테슬라 이사회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하는 동시에, 지난 8월 머스크에게 300억 달러 규모의 임시 주식 보상을 지급하는 등 다른 보상 방안을 모색해 왔다.
테슬라의 이번 보상안은 머스크가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테슬라가 제출한 서류에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에 테슬라가 지분을 투자하는 비구속적 주주 제안도 포함됐다.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비롯한 주주 제안 내용은 오는 11월6일 열리는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머스크, 경영 장악력 과시
테슬라가 머스크에게 최대 1조 달러에 달하는 보상안을 제시하면서, 그의 절대적 영향력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2008년부터 테슬라를 이끌어 온 머스크는 현재 스페이스X, xAI,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등 네 개의 다른 기업도 동시에 경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향후 5년 동안은 테슬라를 직접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16%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오전 뉴욕 증시에서 2.5% 상승했다.
이번 보상안에서 목표로 제시된 테슬라 시가총액 8조5000억 달러는 현재 시총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엔비디아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2024년 말 약 1조50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의 신규 CEO 보상 규모는 서류상 약 878억 달러(약 122조 원)로 평가되며, 성과 목표를 전부 달성할 경우 최대 1조 달러까지 불어날 수 있다.
테슬라는 최근 주주 서한에서 “머스크를 붙잡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테슬라가 목표를 달성하고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그동안 약 25%의 의결권 지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AI 및 로보틱스 분야 사업을 테슬라 외부에서 추진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새로운 보상 패키지 마련을 이사회에 요구해 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