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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동차 부품업체 80%, 관세 비용 완성차 업체에 전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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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동차 부품업체 80%, 관세 비용 완성차 업체에 전가 예정

닛케이 조사서 39개사 응답…NSK 등 이미 가격 인상 시작
미국 자동차 가격 상승 불가피…소비자 수요 타격 우려
일본 주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주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일본 주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가했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닛케이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닛케이가 일본의 주요 상장 자동차 부품업체 약 1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8월 말까지 39개 기업이 응답했다.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해외 공급업체로부터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차량 가격 상승이 미국 소비자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은 4월과 5월에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미일 무역협정과 관련해 차량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이는 여전히 이전 2.5%보다 가파른 인상으로 기업 수익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 중 응답자의 70%인 27개 기업이 트럼프 관세로 인해 관세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 중 8개 기업은 이미 추가 비용을 전가했다고 보고했고, 15개 기업은 그렇게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해 합산 수치가 80%를 넘어섰다.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관세로 인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한 기업이 없었지만, 50% 이상의 기업이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세 인상을 감당하지 못한 많은 부품 공급업체가 현재 가격 인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베어링 대기업 NSK는 이미 비용 전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4-6월 분기에 관세는 영업이익에 약 14억 엔(약 94억원)에 해당하는 영향을 미쳤지만, 자동차 및 산업기계 부품의 가격 인상이 약 10억 엔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

토요타 계열 부품 제조사들도 비용 전가에 나서고 있다. 덴소의 마쓰이 야스시 수석 부사장은 "고객들은 우리가 증거를 제공하면 협상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회사가 미국 내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남은 관세 영향을 흡수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 모양의 공급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가 맨 위에 있고 부품 공급업체가 아래에 있다. 데이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0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급망에는 국내에서 거래하는 6만 8,338개의 공급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한 부품회사 임원은 "자동차 제조업체는 비용 전가를 수용하는 데 있어 대부분의 산업보다 더 엄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무력이 제한된 공급업체가 추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미국 부문과 부품 제조업체 간의 거래는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이뤄지므로 하도급이나 공정 경쟁에 관한 일본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일본 소유 기업은 거래가 해당 법률의 의도를 고려하도록 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부품 제조업체들은 미국 생산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5개 응답자만이 이미 결정했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부품 제조업체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무엇을 할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격 인상에 대한 요구가 그토록 강한 이유이며,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쓰다는 지난 3일 CX-5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포함한 특정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폭은 1% 안팎에 불과해 15% 관세와는 거리가 멀다.

SBI증권의 엔도 고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내년 봄을 앞두고 새로운 모델 출시에 발맞춰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높은 관세로 인해 가격 인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판매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균형 조정에 직면해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