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 전면 확대 예고…교민사회 충격과 우려 확산

◇ 현대차 공장 대규모 단속, 한국인 노동자 집중 체포
백악관 국경자문관 톰 호먼은 7일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우리는 더 많은 사업장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기업들이 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이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합법 고용한 경쟁사를 압박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실시된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습에서는 이민법 위반으로 475명이 구금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한국 국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ICE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는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거나 비자 기간을 초과해 체류했고, 나머지는 취업이 불가능한 관광 또는 사업 비자로 입국한 뒤 불법 취업한 경우였다.
한국 정부는 행정 절차가 끝나면 이들 노동자를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정부, 강경 이민 정책 본격화
이번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 속에서 이뤄졌다. 최근 몇 주 동안 트럼프는 범죄와 이민 문제 대응을 위해 시카고에 연방 요원과 주방위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6일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헬리콥터가 상공에 떠 있는 시카고 스카이라인이 불길에 휩싸인 밈을 게시했다. 이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을 차용한 것으로 군사 이미지를 이유로 시카고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호먼은 CNN에서 이 밈을 두둔하며 "비판자들이 이를 오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부의 '전쟁'은 미국 도시가 아니라 범죄자와 이민법 위반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 산업계 우려 확산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비판적인 경제단체들은 농업·호텔업·육가공업 등 여러 산업이 미등록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단속이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내 불법 체류자 규모는 약 1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건설업·농업·서비스업 등에서 핵심 인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대규모 단속이 노동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 공장 대규모 체포 사건 이후 미국 내 한국 교민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한인 뉴스채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단속 예고로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