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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메르세데스, 전기 SUV로 테슬라에 도전장…中 업체 공세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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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메르세데스, 전기 SUV로 테슬라에 도전장…中 업체 공세도 변수

지난 2023년 9월 4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모터쇼(IAA 모빌리티)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전기차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9월 4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모터쇼(IAA 모빌리티)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전기차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을 대표하는 고급 완성차 제조업체인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의 인기 차종을 전기차로 탈바꿈시킨 신형 SUV를 공개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명차들이 테슬라의 주력 판매 제품인 모델Y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약진에도 대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MW와 메르세데스가 각각 신형 iX3와 전기 GLC를 내놓으며 유럽 최대 모터쇼인 뮌헨 모터쇼(IAA 모빌리티)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테슬라보다 긴 주행거리·더 빠른 충전

BMW 올라프 집세 CEO는 “브랜드를 근본적으로 다시 상상할 기회”라며 대규모 투자의 성과를 자신했다.

BMW가 새로 공개한 전기 SUV iX3는 1회 충전으로 유럽 기준 최대 497km 주행할 수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의 간판 중형 SUV GLC의 전기차 버전은 457km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올해 초 업그레이드된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의 주행거리 387km를 웃도는 수준이다. 두 모델은 고전압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충전 인프라만 갖춰지면 테슬라보다 더 빠른 충전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은 독일에서 BMW iX3가 약 8만 달러(약 1억760만 원)로 약 6만 달러(약 8070만 원) 수준인 모델Y 롱레인지보다 비싸다. 메르세데스 전기 GLC의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 中 전기차 추격…디지털 경쟁력은 과제


WSJ는 “테슬라가 최근 가격 인하 전략으로 대중 시장 공략에 나선 것과 달리 독일 업체들은 여전히 고급차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는 차량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리콘밸리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BMW는 퀄컴, 메르세데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자율주행 성능을 고도화했으며 구글·오픈AI의 AI 비서를 차량에 탑재해 음성 인식·맞춤형 기능을 강화했다.

다만 WSJ는 독일 업체들이 여전히 ‘디지털 경쟁력’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사 가트너의 ‘디지털 자동차 기업 지수’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는 각각 13위와 14위에 그쳤으며 샤오미·리오토 등 중국 신흥 전기차 브랜드가 순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BMW와 메르세데스의 이번 신형 전기 SUV가 전기차 경쟁 구도를 재편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가격 공세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기술·가격 경쟁력까지 감안하면 유럽 명차들이 과거 내연기관 시절의 지배적 위치를 되찾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