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센추어 CEO, “대기업 95%가 AI 투자에서 수익 못 내…조직과 책임 체계 바꿔야”

글로벌 최대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의 최고경영자 줄리 스위트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보도에서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고,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MIT 연구팀이 5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95%가 생성형 AI에 투자했지만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AI 도입 문제는 기술보다 조직 문화
스위트 CEO는 토론토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변화가 없으면 AI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액센추어가 전 세계 임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가 올해 AI 예산을 증액할 계획임에도, 도입 초기에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직원 교육과 구조 개편 동반, 일자리 감소 현실화
액센추어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직원 교육에 많이 투자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든 직원이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일부 인력은 감축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기존 업무 프로세스 정리에 따라 불필요한 업무가 사라져 자연스레 인원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AI가 대체 가능한 업무를 많이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AI 도입 과정에서는 기존 업무 재구성과 불확실성으로 혼란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리더십·책임·문화 전환이 성공 열쇠
스위트 CEO는 대기업들이 AI 추진을 위해 ‘전사적 전략팀’을 꾸리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 대신, AI 관련 업무 성과를 각 부서장과 팀 성과 평가에 직접 연계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험과 도전을 장려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만 AI 도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미국 잡지 뉴요커(New Yorker)는 IT 신기술 도입 초기 생산성은 오히려 감소하다가 이후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J자 곡선 현상’이 AI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트 CEO는 “기업들이 이 점을 이해하면 최종적으로 AI가 가져올 큰 변화와 발전을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