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패트리엇" 중동 3개국 진출…이란-이스라엘 갈등 속 방공체계 수요 급증

쿠르디스탄 지역 루다우(RUDAW)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타빗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부 장관은 루다우와 인터뷰에서 "내년 초에 한국에서 8개 새로운 방어 시스템이 이라크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LIG넥스원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초에 8개 방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첫 번째 배치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조7000억 원 규모 천궁II 수출 계약
이번 계약은 지난해 9월 양국 간 체결된 방공시스템 조달 협정에 따른 것으로, LIG넥스원이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발표한 3조7135억 원 규모 천궁II 수출 계약이다. 인도될 방어시스템에는 전술헬기, 미사일시스템, 레이더 등이 포함된다.
알 아바시 장관은 앞서 한국과 거래를 "이라크에 공중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첨단 현대식 방공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국방부 역사상 질과 전례 없는 단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천궁II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로, 시험평가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이란 갈등 여파로 방공망 강화 압박
이번 이라크 수출로 LIG넥스원은 UAE(2조6000억 원), 사우디아라비아(4조3000억 원)에 이어 중동 주요 3개국에 천궁II를 수출하는 'K-방공망 벨트'를 완성했다.
이라크가 방공시스템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지역 내 안보 위협 증가가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순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간 공중전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이라크 영공을 이용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바그다드 정부는 영공 방어 강화 압박을 받고 있다.
이후 이라크 내 이란 연계 정치인과 정파들이 정부에 방공망 강화와 외국 영공 사용 차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정부는 방산 장비 도입을 통한 자체 방어 능력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이라크는 한국과 계약 외에도 지난해 9월 에어버스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 에어버스 H225M 헬리콥터(카라칼) 12대를 포함한 총 14대 헬리콥터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말 카라칼 군용 헬리콥터 2대가 바그다드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라크는 2019년 9월 군사 생산 확대를 목표로 방위산업위원회를 설립했으며, 지난 3월 말 위원회는 무기와 탄약 현지 제조를 통해 최근 2년간 7억 달러(약 9700억 원)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