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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딸 비비안, 뉴욕 패션위크 트랜스젠더 모델 데뷔…부친과 갈등 속 독립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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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딸 비비안, 뉴욕 패션위크 트랜스젠더 모델 데뷔…부친과 갈등 속 독립 행보

알렉시스 비타 컬렉션 무대서 '트랜스젠더 권리' 메시지 전달
머스크 딸 비비안 윌슨, 트랜스젠더 모델로 NYFW 데뷔. 사진=SSBCrack 이미지 확대보기
머스크 딸 비비안 윌슨, 트랜스젠더 모델로 NYFW 데뷔. 사진=SSBCrac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딸 비비안 윌슨(21)이 뉴욕 패션위크에서 트랜스젠더 모델로 데뷔하며 아버지와 심각한 갈등을 겪는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고 SSBCrack 뉴스가 지난 13(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랜스젠더 권리 메시지 담은 런웨이 첫 데뷔


윌슨은 지난 12일 뉴욕 패션위크에서 열린 디자이너 알렉시스 비타의 '미스 USA 1991' 프레젠테이션에 모델로 나섰다. 이번 패션쇼는 미국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권리를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강조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비타는 성명서를 통해 "트랜스젠더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미국 각 주를 대표하기 위해 모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대표한 윌슨은 비타의 2026년 봄·여름 컬렉션 중 빨간색 반팔 가운을 입고 런웨이를 걸었다. 그녀는 골드 귀걸이와 작은 클러치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다.

비타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구조에 대한 유동성, 통제에 대한 질감, 취약성에 대한 대담함"이라는 대비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컬렉션은 199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하는 차분한 셔벗 색상 팔레트를 특징으로 하며, 부드러운 색상에 대담한 그래픽 모양을 더했다.

윌슨의 런웨이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패션계 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올해 초 그녀는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올스타' 시즌 10 시사회에서 보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머스크와 갈등 속 5남매 중 맏딸로 독립 생활


윌슨은 머스크가 첫 번째 부인 저스틴 윌슨과 낳은 5명의 자녀 중 맏딸이다. 머스크는 전체적으로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윌슨을 포함해 쌍둥이와 세쌍둥이 형제들이 있다.

하지만 윌슨과 머스크의 관계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머스크는 지난해 7월 조던 피터슨과 인터뷰에서 딸의 트랜스젠더 전환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윌슨이 16세 때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받기 위해 부모의 동의를 구했을 당시,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듣고 치료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의료진이나 주변 사람들이 성전환 치료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려주지 않았으며, 만약 정확한 정보를 알았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윌슨이 16세 때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받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법에 따라 부모 양쪽의 동의가 필요했던 상황을 가리킨다. 머스크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결국 동의했는데, 나중에 이를 두고 자신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윌슨은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속지 않았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결국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윌슨은 2020년 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하면서 아버지로부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 현재 그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룸메이트 3명과 함께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내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십만 달러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윌슨은 틴 보그와 인터뷰에서 "11시였는데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진정한 정체성을 억압한다면 파괴적인 길에 빠질까 봐 두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는 진정성 있게 살겠다는 결심을 강조했다.

미국 트랜스젠더 권리 현실과 윌슨 평판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6%가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들이 출생 시 성별에 따라 경기해야 한다는 법안을 지지했으며, 56%는 의료진이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찬성했다. 미국 내 트랜스젠더 정책 변화, 여론도 변했다 미국 내 최소 17개 주에서 트랜스젠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윌슨의 이번 활동이 트랜스젠더 권리 운동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해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조명하며 모델 경력과 개인 정체성 모두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