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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프랑스 미스트랄에 13억유로 투자…유럽 테크 산업 ‘부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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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프랑스 미스트랄에 13억유로 투자…유럽 테크 산업 ‘부활’ 기대

클라르나의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프스키 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클라르나의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프스키 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로이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에 13억 유로(약 1조9200억 원)를 투자하며 유럽 테크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투자는 유럽이 미국과 아시아에 맞설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BC 등 외신이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ASML의 투자와 시장 반응


ASML은 이번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며 약 11% 지분을 확보했다. 또 전략위원회 참여권을 얻어 기술 로드맵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미스트랄은 챗봇 등 AI 응용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대형 언어모델(LLM) 개발 기업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경쟁자로 꼽힌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미스트랄의 기업가치는 117억 유로(약 17조2600억 원)로 지난해 58억 유로의 두 배를 넘어섰다. 발표 직후 ASML 주가는 1.12% 상승했고 최근 5거래일 동안 7% 이상 올랐다.

◇ 유럽 테크 업계의 흐름과 과제


이번 제휴는 유럽 테크 산업 전반의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런던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일레븐랩스는 최근 지분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66억 달러(약 9조7300억 원)로 끌어올렸고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시가총액 170억 달러(약 25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유럽 테크 르네상스’보다는 ‘성장하는 파도’로 평가한다.

발더튼 캐피털의 수랑가 찬드라틸라케 파트너는 “25년 전 닷컴 붐을 모방하며 출발한 유럽 생태계는 위기를 거치며 회복력을 키워왔다”며 “이제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기회와 자본, 경험이 결합해 유럽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별 규제 파편화와 연기금 자금 유입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일부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EU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 규제 틀 ‘EU Inc.’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미스트랄 투자와 클라르나 상장이 유럽이 독자적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