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 졸업 이상 가구 중위소득 13만 2700달러 vs 고졸 이하 5만 8410달러

美 성인 대학 가치 인식 10년새 26%포인트 급락
지난 10년간 대학 교육 가치에 대한 체감은 크게 떨어졌다. 2013년 조사에서 미국 성인 중 68%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26%포인트 줄었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20%, 무소속 38%, 민주당 지지자의 42%만이 대학 교육을 '매우 중요하다'고 꼽았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은 2013년 68%에서 올해 들어 20%로 급락했다.
대학 가치를 둘러싼 회의론이 커진 이유로 △등록금 상승에 따른 금전적 부담 △학자금 대출 부채의 가중 △AI 확산으로 인한 화이트칼라 일자리 불안 △신규 졸업생의 높은 실업률 등이 꼽힌다.
실제 올해 8월 기준 미국 청년(16~24세) 실업률은 10.5%로, 전체 실업률 4.3%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미국 채용 정보업체 글래스도어(Glassdoor) 연구팀장 크리스 마틴은 "최근 대학 졸업생도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졌고, 고등학교 졸업자 역시 취업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학력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젊은층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30년간 학력별 소득 격차는 오히려 확대
한편, 학력별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 통계에 따르면 학사 학위 이상 가구 소득은 1991년 약 11만 달러(약 1억 5200만 원)에서 지난해 13만 2700달러(약 1억 8400만 원)로 20% 이상 올랐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 가구 소득은 같은 기간 6만 달러(약 8300만 원) 안팎을 맴돌며 지난해 5만 8410달러(약 8100만 원)에 그쳤다. 양 집단 간 소득 차이는 1990년대 후반 1.8배에서 현재 2.3배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재편하더라도, 대학 학위가 가져다주는 소득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노동통계국(BLS)은 대학 졸업자의 평생 소득이 비졸업자보다 평균 65%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체감이 좋지 않지만, 고졸자보다는 대학 졸업자가 장기적으로 안정된 소득을 얻는다"고 평가했다.
기술직 관심 증가…폴리테크닉 졸업생 28%로 늘어
기술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배관·전기·용접 등 숙련 노동 인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이공계 진학 대신 직업훈련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폴리테크닉 고교 졸업 후 현장에 바로 투입되는 청년 비율이 2013년 15%에서 지난해 28%로 증가했다.
미국인들의 대학 교육에 대한 대중 인식은 낮아졌으나, 대학 교육 이수는 소득 격차와 장기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의미한 투자다. "지금은 졸업생이 체감상 힘들어도, 고졸자 노동시장 진입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크리스 마틴 연구팀장은 결론지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