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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필리핀 40대 전투기 사업 ‘4파전’ 돌입…레오나르도, 유로파이터 32대 공식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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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필리핀 40대 전투기 사업 ‘4파전’ 돌입…레오나르도, 유로파이터 32대 공식 제안

“KF-21·F-16·그리펜과 격돌…레오나르도, ‘英 워튼 생산라인’ 위기 해결 차원 도전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가 필리핀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사업에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공식 제안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가 필리핀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사업에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공식 제안했다. 사진=로이터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가 필리핀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사업에 32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공식 제안하며 한국의 KF-21 보라매, 미국의 F-16, 스웨덴의 그리펜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젯라인마벨이 지난 22(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 속에서 군사력 현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투기 계약을 놓고 세계 방산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로파이터 32대로 아시아 시장 공략


레오나르도는 필리핀 공군이 총 40대의 전투기 도입을 계획하는 가운데 이 중 32대를 유로파이터 타이푼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유럽 4개국(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4.5세대 쌍발 엔진 전투기로, 현재 트란체 4까지 생산됐으며 향후 타이푼 업그레이드 블록(Block 5)이 계획돼 있다.

이번 제안에는 MBDA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SRAAM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브림스톤 공대지 미사일, 스톰 섀도 순항미사일 등을 포함한 종합 무기 체계가 들어간다. 레오나르도는 필리핀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첫 유로파이터 정비 거점으로 육성해 현지 부품 제조 시설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조종사 훈련은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국제 비행 훈련학교에서 NATO 표준 전술과 고급 전투 훈련을 받게 되며, 계약은 정부 간 거래로 진행돼 수년에 걸친 분할 지불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영국 생산라인 위기 속 해외 수주 절실


유로파이터 타이푼 프로그램이 필리핀 계약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영국 내 생산라인 위기가 있다. BAE 시스템즈는 신규 주문 부족으로 영국 워튼 공장의 최종 조립라인을 올해 7월부터 사실상 중단했다. 이 공장은 카타르 주문 24대를 올해 말까지 마지막으로 생산한 뒤 새로운 계약이 없으면 완전히 멈춰설 상황이다.

영국은 2009년 이후 신규 타이푼을 주문하지 않았으며, 최근 생산은 카타르·독일·스페인 등 해외 수출에만 의존해왔다. 영국 최대 방산 노조인 유나이트는 "정부가 방산 지출을 영국의 성장과 일자리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는데도 핵심 생산라인을 죽게 내버려둔다""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타이푼 프로그램은 전성기에 유럽 전체에서 10만 개, 영국에서만 2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해마다 16억 파운드(3조 원)를 영국 경제에 기여했다. 하지만 현재 수백 명의 숙련 노동자들이 다른 BAE 시설이나 영국 공군 기지로 재배치되는 상황이다.

필리핀 전투기 사업 계약 놓고 4파전 경쟁


필리핀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사업은 총 40대 규모로 동남아시아 최대 방산 계약이다. 필리핀 국방부는 우선 610억 페소(14900억 원) 예산으로 12대를 먼저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40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10대의 KF-21 보라매 블록 1을 제안했지만, 초기 버전에서 공대지 공격 능력 제한이 우려로 지적된다. KAI2028년경 도입될 블록 2에서 이런 한계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4F-16 블록 70 전투기 558000만 달러(77600억 원) 판매를 승인했다.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E/F는 현재 가장 앞선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다. 필리핀과 스웨덴 정부는 지난 6월 전투기 도입 지원을 위한 핵심 협정을 체결해 그리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필리핀 공군 사령관 아르투르 코르두라 중장은 지난 6"중국과 대등할 수는 없지만 믿을 만한 억제력을 보여줄 수 있다""침입자들이 두 번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방산 전문가들은 올해 10월 이전 낙찰자 발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