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개국 정상 뉴욕 집결, 가자·우크라 전쟁 해법 모색…이재명 대통령 연설 주목

AP 통신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고위급 회의는 미국 분담금 중단으로 유엔 예산 15% 삭감 위기 속에서 국제 협력 체계가 근본 도전에 맞닥뜨린 가운데 열린다.
80년 역사상 최대 위기 속 지도자들 모여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에서 "국제 협력은 우리 생애에서 볼 수 없었던 압력 때문에 긴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격동, 심지어 미지의 바다에서 모이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 안전장치 없이 달리는 신기술, 시간마다 커지는 불평등" 등을 주요 위협 요소로 꼽았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약 150개국 대통령, 총리, 군주들이 참석하는 이번 고위급 회의에서는 가자지구 상황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위기그룹(ICG) 리처드 고완 유엔 담당 디렉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임기 첫 연설, 가자지구 참혹한 상황, 그리고 대규모 자금과 인력 줄이기에 맞닥뜨린 유엔 미래"가 3대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유엔 대사는 "팔레스타인이 이번 총회의 거대한 코끼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함께 여는 2국가 해법 이행 고위급 회의가 열리며, 10개국 넘게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만수르 대사는 밝혔다. 현재 145개국 넘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상태다.
미국 분담금 중단으로 예산 15% 줄이기 위기
유엔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 분담금 줄이기 때문에 심각한 재정 위기에 맞닥뜨렸다. 유엔은 지난주 2026년 정규 운영 예산을 15% 줄여 32억 달러(약 4조4600억 원)로 만들고, 직원 2681명(19%)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정규예산과 평화유지 예산 분담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고완 디렉터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유엔에서 완전히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줄이고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안보 문제에서 유엔 영향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예전과 같지 않지만, 유엔은 계속해서 헤쳐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50여 차례 정상 면담을 통해 지도자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분열을 없애며, 위험을 줄이고 해결책을 찾도록 재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자세 과시와 약속이 아닌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세계 현안 논의할 예정, 이재명 대통령 첫 총회 기조연설
이번 고위급 회의에서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문제 말고도 다양한 현안을 다룬다. 시리아 아흐마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쫓아낸 뒤 국제무대에 첫 등장하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구테흐스 사무총장 개막 연설 직후 연설한다.
이란은 안보리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유엔 제재를 영구 해제하지 않기로 한 직후 뉴욕을 찾는다. 안보리는 이란과 프랑스, 독일, 영국이 27일 자정까지 제재 연기에 합의하지 못하면 제재가 저절로 다시 시작되도록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도 23일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인공지능과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공개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대응, 2년 넘게 이어지는 수단 내전 때문에 생긴 세계 최악 난민 위기, 알샤바브 극단주의 조직 근거지인 소말리아, 갱단이 수도 90% 넘게 장악한 아이티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유엔 여성기구 시마 바후스 사무총장은 현재 추세라면 2030년 3억5100만 명 여성과 소녀가 극빈층에 머물고, 6억7600만 명이 치명적인 분쟁 영향권에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