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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F-21 '보라매', 국산 공대공·공대지 무장 개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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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F-21 '보라매', 국산 공대공·공대지 무장 개발 확정

초기엔 유럽산 미사일로 신속 전력화, 장기적으론 3조원 투입해 완전 국산화
5세대 스텔스기로 진화, 폴란드 등 수출길 열어 세계 방산 시장 강자 노린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국산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한다. 방위사업청은 초기에는 유럽산 미사일을 도입해 신속한 전력화를 이루고, 장기적으로는 3조 원을 투입해 완전한 국산화를 달성하는 이원화 전략을 확정했다. 사진=공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국산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한다. 방위사업청은 초기에는 유럽산 미사일을 도입해 신속한 전력화를 이루고, 장기적으로는 3조 원을 투입해 완전한 국산화를 달성하는 이원화 전략을 확정했다. 사진=공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마침내 '한국의 발톱'을 단다. 초기에는 작전 공백을 막기 위해 유럽산 미사일로 신속히 전력화하고, 장기적으로는 3조 원을 투입해 개발한 국산 첨단무기를 장착하는 이원화(투트랙) 무장 전략이 확정됐다고 아에로-뉴스 저널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고조되는 북한의 위협과 급변하는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 속에서 동맹과의 공조와 완전한 기술 주권을 동시에 확보해 국방 자립의 새 시대를 여는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투트랙 전략' 확정…단기 전력화·장기 기술자립 동시 추진


KF-21의 무장 전략 핵심은 '속도'와 '자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있다. 2015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도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은 낡은 F-4 팬텀, F-5 타이거를 대체하는 핵심 전력으로, F-16을 뛰어넘는 항속거리와 센서 융합 능력을 갖췄다. 방위사업청은 2026년부터 공군에 인도할 초기 블록 I 기체 20대에 MBDA의 미티어(Meteor)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독일 딜 디펜스(Diehl Defense)의 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우선 탑재한다. 즉각적인 작전 투입과 한미 연합훈련에서 원활히 협력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검증된 해외 무기를 들여와 전력화 지연 위험을 없애고, 영공 방위 임무를 신속하게 수행하려는 구상이다. 물론 해외 무기 의존은 높은 도입 비용뿐 아니라 유사시 부품 수급이나 기술 지원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군 당국은 KF-21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완전한 기술 주권을 갖추고자, 국내 방산 역량을 총동원해 국산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 무기 개발 계획은 KF-21을 단순한 방어 자산을 넘어 공격 임무까지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가장 먼저 IRIS-T를 대체할 단거리 공대공 유도미사일-II(일명 한국형 IRIS-T)를 2032년까지 4359억 원을 들여 개발한다. 국산 적외선 탐색기와 추력편향제어 기술을 적용해 뛰어난 기동성과 명중률을 확보할 전망이다. 또 2025년부터 2038년까지 11억 달러를 투입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면, KF-21은 100km 밖의 적기를 먼저 보고 격추할 수 있어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대등한 공중전 우위를 점한다.

지상과 해상의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할 무기체계 개발도 속도를 낸다. 견고한 벙커를 부수는 침투용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과 현재 FA-50 전투기에서 비행 시험 중인 초음속 순항미사일 '천룡'이 KF-21의 주력 무장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특히 지상 발사형인 한국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KTSSM)을 공중 발사형으로 개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주목받는다. 마하 5 이상 속도로 적의 방공망을 뚫고 이동식 발사대 같은 핵심 표적을 무력화할 수 있어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은다.

5세대 진화와 수출, '방산 강국' 비전으로


KF-21 개발은 단계별 진화 계획을 따른다. F-4 전투기 퇴역 일정에 맞춰 블록 II의 공대지 무장과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2027년 초로 앞당겨 추진하며, 이 무기들을 KF-21의 국산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추적(IRST) 체계에 완벽히 연동시킬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2030년대 초까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KF-21 EX 모델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이 모델은 내부 무장창과 레이더 흡수 코팅 등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무인 편대기(로열 윙맨)와 함께 싸우는 네트워크 기반 전투 체계로 미래 전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공군은 서산과 충주 기지에 첨단 시뮬레이터 9대를 마련하고, 이를 써서 국산 무기 통합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F-21의 국산 무장 통합 계획은 국방력 강화를 넘어 대한민국을 세계 방산 시장의 주역으로 키울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모두 갖춘 KF-21과 맞춤형 국산 무기 묶음은 비싼 서방 전투기 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폴란드, 필리핀 같은 여러 나라에 매력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48대 추가 계약을 맺는 등 눈에 띄는 수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무기 확보와 국내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은 아시아·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긴장 속에서 한반도 방위와 동맹과의 연합 작전 능력을 크게 높일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검증된 해외 기술로 안정을 꾀하고 장기적으로 과감한 국산화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는 KF-21의 비행은, 대한민국이 국방 자립을 넘어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힘찬 날갯짓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