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수요 속 빈 건물 속출로 최고지도부 직접 개입 결정
전 세계 고층 건물 절반 보유하지만 사무실 공실률 23.5% 사상 최고치
전 세계 고층 건물 절반 보유하지만 사무실 공실률 23.5% 사상 최고치

이 결정은 7월 중순 10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한 중앙도시업무회의에서 내려졌다.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를 포함한 최고 지도자들이 도시 개발 정책에 대해 직접 논의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지도자들은 "초고층 건물" 건설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도시 성장이 대규모 점진적 확장에서 기존 용량의 품질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새로운 초고층 건물 건설을 점진적으로 제한해왔다. 2020년 4월에는 높이가 500m 이상인 신축 건물에 대한 금지가 발표됐고, 2021년에는 인구 300만 명 이상의 도시에서 높이가 250m를 넘는 건물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이 적용됐다. 인구 300만 명 미만의 도시에서는 높이 제한이 150m로 설정됐다.
고층 건물 및 도시 서식지에 관한 협의회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150m가 넘는 고층 빌딩이 7591개 있다. 중국은 3562개로 이 중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2000년대부터 건설이 가속화된 결과다.
고층 건물은 제한된 토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만 지진과 강풍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건물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특별한 소방 메커니즘도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외모와 명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부동산 개발업자가 실제 수요와 관계없이 높이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서로 경쟁해왔다고 주택도시농촌개발부는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동부 대도시 대련이다. 도시 중심부에 있는 두 개의 고층 빌딩은 하나는 높이가 370m, 다른 하나는 383m다. 일본에 지어진다면 쉽게 일본에서 가장 높은 랜드마크가 될 높이다. 이 구조물은 2010년대에 완공됐지만 대부분 사용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건물 안에는 불이 거의 켜져 있지 않아 해가 지면 고층 건물이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야경에서 으스스한 그림자를 연출한다.
톈진시에는 597m 높이의 고층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3개의 고층 빌딩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9년에 시작됐지만 자금 부족으로 올해 4월까지 거의 10년간 건설이 중단됐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그룹 CBRE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사무실 건물 공실률은 2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도쿄의 사무실 건물 공실률 2.5%, 런던 중심부 8%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고층 건물을 계획하고 건설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종종 문제의 원인이 된다. 경제 성장 시기에 프로젝트를 결정하지만 건설 중간에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 문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유럽, 일본에 비해 중국의 지방 정부는 건설 프로젝트가 승인된 후 도시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덜 우려한다. 중국에서는 토지가 국유이며, 지방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사용권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지방 당국 입장에서는 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 수익성이 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고층 건물을 건설하려는 이런 경쟁은 대출 기관과 임차인을 포함한 많은 이해관계자에게 손실을 입힐 위험이 있다. 건설 노동자가 무급을 받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 정부가 분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국제경제경제대학교 니시무라 유사쿠 교수는 "중국에서 실제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과잉은 고층 건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