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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퀄컴, AI 에이전트로 '스마트폰 이후'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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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퀄컴, AI 에이전트로 '스마트폰 이후' 시대 연다

모든 기기 연결하는 '당신만의 생태계' 청사진…"미래는 AI가 인간을 학습"
구글과 AI 동맹 강화, 2028년 6G 상용화로 '초연결' 기반 마련
퀄컴이 '2025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AI 에이전트 중심의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당신만의 생태계' 비전을 제시하며, AI가 인간의 작업 흐름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미래를 그렸다. 퀄컴은 구글과 AI 동맹을 강화하고, 2028년 6G 상용화로 초연결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퀄컴이 '2025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AI 에이전트 중심의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당신만의 생태계' 비전을 제시하며, AI가 인간의 작업 흐름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미래를 그렸다. 퀄컴은 구글과 AI 동맹을 강화하고, 2028년 6G 상용화로 초연결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촉발한 거대한 기술 변혁의 물결이 산업 판도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모바일 반도체 지형을 그려온 퀄컴이 스마트폰 중심 시대의 종말을 알리고, '에이전트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컴퓨터 시대의 청사진을 내놨다.

'어디서나 AI(AI Everywhere)'를 미래상으로, 스냅드래곤이 단순한 모바일 칩을 넘어 모든 기기에 AI를 확장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선언이다. 모든 기기가 사용자 개인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당신만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담대한 구상은, 단순한 칩 성능 경쟁을 넘어 시스템 구조 전반의 혁신을 이끌려는 거인의 전략 전환을 예고한다.

25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아시아에 따르면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2025 스냅드래곤 서밋' 창립 10주년 기념 기조연설에서 스냅드래곤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는 중추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아몬 최고경영자는 "미래는 AI 시대에 모든 모바일 기기를 재정의할 것이며, 이를 통해 '당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제시한 '당신만의 생태계'는 엣지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아우르는 사용자 맞춤 AI 통합 생태계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폰 시대의 종언…컴퓨터 패러다임의 대전환


하지만 이런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는 풀어야 할 기술 문제가 많다. 퀄컴은 이를 해결할 여섯 가지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주목할 변화는 사용자 환경(UI)의 근본 전환이다. 사람이 기기 조작법을 익히는 대신, 기기가 사용자 작업 흐름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와 맞물려 하나의 스마트폰만 쓰던 시대가 끝나고 모든 것의 중심이었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고, '에이전트 AI'가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개인용 기기가 협력하는 시대가 열린다. 모든 기기의 구동이 에이전트 AI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물론 기존 가전제품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훨씬 다채로운 형태의 개인용 기기들이 연산과 감지 작업을 나누어 맡는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컴퓨터 구조의 혁신은 불가피하다. AI 연산을 위한 저전력 고성능 신경처리장치(NPU)를 포함해 모뎀, 메모리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꼭 필요하다. 신경처리장치는 이제 모든 시스템온칩(SoC)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제한된 공간과 전력 아래 AI 연산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신경처리장치의 통합은 엣지 기기의 AI 기능 구현에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기술과 협력…AI 생태계 구축의 두 축


모뎀 AI 기술, 차세대 메모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결합 역시 AI 대중화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AI가 클라우드 컴퓨팅 칩과 시스템 구조에 혁명을 가져왔듯, 엣지단에서도 똑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게 퀄컴의 진단이다. AI 모델의 운영 방식도 클라우드와 엣지에서 함께 운영되는 결합 형태로 나아갈 것이다. 현재 대부분 AI 응용 프로그램이 앱이나 웹을 바탕으로 움직이지만, 새로운 AI 모델들은 초기 개발 단계부터 클라우드와 엣지 버전을 모두 고려해 설계되고 있다. 엣지 AI의 참된 가치는 데이터 수집과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데 있다. 엣지는 사용자 행동을 바탕으로 AI의 빠르고 정밀한 반응을 이끌어내 한층 발전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바탕이 된다.

이처럼 정교한 구상을 실현하려면 모든 기기를 끊김 없이 잇는 미래 인지형 통신망이 꼭 필요하다. 아몬 최고경영자는 언제 어디서나 AI를 쓰는 시대의 핵심 기반 시설로 6G를 지목하며, "다양한 AI 환경의 빠르고 많은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기 위해 2028년까지 사전 상용 6G 통신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알렸다.

퀄컴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구글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도 강조했다. 무대에 함께 오른 구글의 릭 오스털로 기기·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은 퀄컴과 공유하는 AI 미래상을 논했다. 두 사람은 에이전트 AI가 기술 산업 전체의 방향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오스털로 수석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며 혁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 AI 기기는 바로 AI 안경"이라고 말해, AI 안경을 포함한 착용형 기기 분야의 혁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5일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행사는 단순한 칩 신제품 발표를 넘어 시스템 차원의 AI 미래상과 생태계 강화에 중점을 둠으로써, 퀄컴이라는 상표가 AI 응용 환경을 이끄는 기업임을 드러냈다. 이러한 발표 기조에서 퀄컴의 소통 전략이 개별 칩 플랫폼 중심에서 벗어나, 자사 상표가 AI 응용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요구되는 기기와 기술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AI 시대에 맞춰 전체 시스템 구조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 주도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전체 시스템을 아우르는 거시 접근은 이제 퀄컴을 비롯한 앞서가는 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