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 산하의 인공지능(AI) 연구소 딥마인드가 빨래를 분류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의 다단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신형 로보틱스 AI 모델을 내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딥마인드가 이날 발표한 ‘제미니 로보틱스 1.5’와 ‘제미니 로보틱스-ER 1.5’는 로봇이 행동하기 전에 일종의 ‘생각’을 거쳐 작업을 계획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새 모델을 통해 로봇이 색깔에 따라 세탁물을 다른 바구니에 나눠 담거나 현지 재활용 지침을 검색해 쓰레기를 분류하는 등의 시연을 했다.
시연에서 딥마인드 연구원은 로봇에 “런던 여행용 가방에 모자를 넣어달라”고 지시하자 로봇은 날씨 정보를 확인해 며칠간 비가 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우산까지 함께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FT는 이 기능이 기존 단순 지시 수행을 넘어선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전했다.
딥마인드는 지난 3월에도 제미니 2.0 시스템을 활용한 초기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구글 검색 등 외부 도구 활용 능력과 함께 ‘모션 트랜스퍼(Motion Transfer)’ 기술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특정 로봇 신체 구조에 맞춰 학습된 움직임을 다른 형태의 로봇에 이식할 수 있게 해 데이터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옥스퍼드대의 응용 AI 전문가 잉마르 포즈너 교수는 “인터넷 규모의 데이터 학습이 로보틱스에도 ‘챗GPT 모먼트’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맨체스터대 앙젤로 칸젤로시 교수는 “실제 사고라기보다 단어, 이미지, 픽셀 간의 규칙성을 찾아내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