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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약업계, 트럼프 “100% 관세” 발표에 충격...대미 수출액 연간 4000억 엔 규모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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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약업계, 트럼프 “100% 관세” 발표에 충격...대미 수출액 연간 4000억 엔 규모 달해

일본 제약사 에자이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제약사 에자이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1일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발표한 가운데, 일본 제약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내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인 기업이 아닌 한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 건설이 시작된 경우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의약품에 이어 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SNS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이 외부로부터의 맹공격으로부터 보호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대형 트럭은 자동차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가구류에 대해서는 “모든 주방 캐비닛과 세면대 등에 50% 관세를 부과한다. 천으로 덮인 가구는 30%로 한다”고 언급했다. 이 또한 모두 외국 제품 유입에 따른 국내 제조업에 대한 타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트럼프가 해당 관세를 도입할 경우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 구리에 이은 분야별 관세가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관세 조치를 염두에 두고 반도체와 항공기, 목재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의약품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며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최장 1년 반 후에 150%로 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250%까지 인상할 방침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일본 제약업계에는 충격이 퍼졌다. 일본 제약업계가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국가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본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요미우리를 통해 “세부 사항을 알 수 없어 당혹스럽다. 미국은 시장 규모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의 미국 의약품 수출액은 연간 4000억 엔 규모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일 관세 조치에 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하고, ‘상호 관세’ 부담을 경감하는 특례 조치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시 일본과 미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타국에 부과되는 세율을 초과하지 않는 관세율이 적용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는 명시되지 않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습적인 발표에 후쿠오카 다카마로 후생노동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조치 내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그 영향에 대해 예단하고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내용이 파악되는 대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관계 부처와 협력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관세 협상 대표였던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미국이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에 분야별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대일 관세를 유럽연합(EU) 등과 동일한 비율로 하는 최혜국 대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일 관세 협상에서 반도체나 의약품 등 경제 안보상 중요한 산업들은 향후 분야별 관세가 부과된다고 하더라도 일본이 다른 국가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분야별 관세를 책정할 경우 일본 또한 이를 따라야 할 수 있어 적지 않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