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재정 관리 실수로 43%가 ‘뒤늦은 저축’ 후회

은퇴 저축 만족도 최저...조기 계획의 중요성 재확인
CFP보드(재정설계사 자격 인증기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X세대의 43%는 젊었을 때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으며, 53%는 “더 일찍 은퇴 계획을 세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케빈 켈러 CFP보드 최고경영자는 "X세대는 젊은 시절의 돈 선택이 수십 년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룰리 어소시에이츠가 같은 날 발표한 별도 조사에서도 401(k) 퇴직연금 계좌를 가진 X세대의 3분의 2가 10만 달러 미만을 저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80%는 은퇴 후 현재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CFP보드 조사에서 X세대가 자신의 은퇴 저축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이는 자녀 양육(78%), 주택 소유(71%), 교육(68%) 등 다른 생활 영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직업 성취도 49%만이 만족한다고 답해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워런 버핏이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 바 있듯이, X세대의 경험은 후배 세대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젊은 시절 돈 관리 실수가 평생 부담으로
설문조사 결과 X세대가 가장 후회하는 돈 실수는 조기 저축 계획 부재였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20~30대에 충분히 저축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여기에는 직장 퇴직연금제도 미가입이나 회사 매칭 펀드 활용 실패도 포함됐다.
또한, 29%는 초기 직장생활 중 과도한 지출을, 27%는 과다 부채를, 20%는 주식시장 투자 기회 상실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X세대가 젊은 시절 가졌던 가장 큰 오해는 저축을 시작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23%는 신용카드를 생활 유지의 좋은 수단으로 여겼고, 18%는 예산 관리가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들은 비상자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돈 문제는 남의 일이라고 여겼다고 털어놓았다.
경제 위기 연속 타격..."더 나은 준비 필요했다"
X세대는 자신들이 겪은 여러 번의 위기도 언급했다. 이들은 닷컴 거품, 2008~2009년 금융위기, 코로나19 때문의 경제 혼란을 모두 경험했으며, 57%는 더 나은 계획이 있었다면 집값 상승에 따른 금전적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 많은 저축이 있었다면 소득이 물가 오름을 따라가지 못할 때 격차를 메울 수 있었을 것(55%)이며, 좋은 직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의 충격도 줄일 수 있었을 것(52%)이라고 분석했다.
X세대가 자신들의 돈 실수 때문의 손실 규모를 추산한 결과, 중간값이 약 1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5%는 손실 규모를 10만~49만9000달러(약 1억4100만~7억 원)로, 13%는 최소 50만 달러(약 7억 원)로 평가했다.
CFP보드는 "40~60대 초반의 많은 미국인들이 수년 전 개인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를 이루는 데 있어서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이와 경험이 쌓이면서 지혜가 생겼고, 많은 X세대가 젊은 시절 돈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후회를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CFP보드와 연구 파트너인 알케머가 가구소득 2만5000달러(약 3500만 원) 이상인 46~65세 미국인을 대상으로 무작위 설문을 실시해 941명의 응답을 받아 진행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