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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차세대 체중 감량 약물' 개발사 인수… 中 바이오 산업 투자 촉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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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차세대 체중 감량 약물' 개발사 인수… 中 바이오 산업 투자 촉진 기대

메세라 최대 73억 달러 인수… "더 나은 효능·내약성 약물 확보" 목표
분석가 "中 시장 이미 포화, 신규 진입자 유치 어려울 것" 경고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지난 4월 자체 후보가 실패한 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는 지난 4월 자체 후보가 실패한 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차세대 체중 감량 약물 개발업체 메세라(Metsera)를 최대 73억 달러(약 10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블록버스터급 거래는 이미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장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끌어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2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화이자의 이번 인수는 지난 4월 자체 후보인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임상시험 실패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체중 감량 약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

화이자 CEO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는 메세라의 후보 약물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보다 더 적은 수의 주사로 더 나은 효능과 내약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의 TJ 빌로도(TJ Bilodeau) 전무이사는 "이번 거래는 대형 제약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혁신을 위해 여전히 대규모 거래를 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 약물의 세계 시장은 2023년 240억 달러에서 2035년까지 최소 150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이미 매우 붐비고 있어, 새로운 진입자를 수용할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맥쿼리 캐피털의 토니 렌(Tony Ren) 아시아 헬스케어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에 이미 너무 많은 플레이어가 있었기 때문에 신규 진입자를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만 치료제와 같은 대규모 제품 카테고리에서는 약 5~10개의 글로벌 플레이어만 수용할 공간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인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 장쑤성 헝루이 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 등 수십 개의 국내 기업에서 60개 이상의 비만 약물 후보가 후기 단계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및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와 같은 전 세계 판매를 장악하고 있는 제품들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높은 비용과 실패율로 인한 재정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초기 임상시험 후 후보 약물을 글로벌 파트너에게 판매하는 아웃라이센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 제조업체와 총 600억 달러 규모의 72건의 아웃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주사보다 덜 자주 투여해야 하는 알약 형태의 약물을 개발하며 다른 경로를 추구하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에코진(Eccogene)은 1일 1회 경구용 후보를 개발하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라이선스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아웃라이센싱에 대한 전망은 화이자가 메세라를 인수한 후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진 다른 분자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악화되었다.

노무라의 장 지알린(Zhang Jialin) 중국 헬스케어 연구 책임자는 "아웃라이센싱은 올해 이 부문의 랠리를 이끄는 주제였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