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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관세, 기업 타격 '10% 미만'...GM 7조 원·애플 2조7000억 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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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관세, 기업 타격 '10% 미만'...GM 7조 원·애플 2조7000억 원 손실

현재 절반만 관세 적용...OECD "19.5% 실효관세율 전면 영향 아직 안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이 현재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우회 노력으로 실적 타격에 제한적이었으나, 앞으로는 더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이 현재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우회 노력으로 실적 타격에 제한적이었으나, 앞으로는 더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이 현재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우회 노력으로 실적 타격에 제한적이었으나, 앞으로는 더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런스는 지난 27(현지시각) 기업들이 뒤에서 조용히 벌이는 대응 작업 덕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 관세 영향이 지금까지는 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기업들 관세 우회 전략 총동원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줄이려고 저비용 국가에서 제품을 들여오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무관세로 들어올 수 있도록 수입품 분류를 바꾸고 있다. 또 수익성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관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 여유를 확보하려고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캐터필러는 관세를 상쇄하려고 비용을 줄이는 대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바클레이스는 현재 미국이 들여오는 모든 상품의 절반만 관세 대상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 관세 대상을 늘리고 있지만, 협상 기한이 연장되면서 상당수 관세가 최근에야 시행됐다.

일부 대기업들은 이미 구체적인 타격을 공개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관세 때문에 올해 50억 달러(7조 원)가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터필러는 관세 영향을 최대 15억 달러(21000억 원)로 내다봤고, 애플은 6월 분기에 8억 달러(11200억 원) 타격을 받은 데 이어 4분기에 11억 달러(15500억 원) 추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마다 다른 관세 영향


HSBC 글로벌 전략가들이 2분기 실적발표 전화회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미국 기업의 10% 미만이 관세가 실적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고, 28%"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순이익률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HSBC 아메리카 주식전략 책임자인 니콜 이누이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기술, 통신서비스, 금융 등 시장에서 비중이 큰 업종들이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제한된 영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필수소비재 업종에서는 실적발표에서 임원들의 거의 80%가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언급했고, 영향이 스며들기 시작한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보석 소매업체 시그넷은 공급업체와 논의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시그넷 완제품 구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인도가 50% 관세에 직면하자 시그넷은 기존 재고를 활용하고 일부 생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며 가격과 판촉을 재검토하고 보세창고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AI 활용한 전담팀 운영


일부 기업들은 복잡한 상황에 맞서려고 전담 '사령부'를 꾸렸다. BCG 지정학센터 글로벌 책임자인 마크 길버트는 "가장 발전한 사령부들은 현재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들이 시나리오를 즉시 시뮬레이션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도구는 노출 정도를 평가하고, 관세가 경쟁업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지 않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BCG가 지난 봄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4분의 3 이상이 다른 조치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하고 있다. 캐터필러 임원들은 빠르게 취하고 필요시 되돌릴 수 있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재량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한편 수십억 달러 투자나 구매 약속 형태로 "선물"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나라들의 관세율 "인하 구매"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개인적 외교에 의존해 최고경영자(CEO)를 트럼프 앞에 세우려 하고 있고, 특히 회의용으로 묶을 수 있는 투자나 다른 약속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길버트는 전했다.

OECD "19.5% 실효관세 전면 영향 아직 안 나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번 주 경제전망에서 실효 관세율을 19.5%로 내다본다며 관세율의 전면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OECD는 미국 경제가 관세에 앞서 기업들이 쌓아둔 재고와 단기간 가격 인상을 피하려고 일부 타격을 감당할 수 있게 해주는 충분한 이윤 여력 때문에 영향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미국 경제가 올해 1.8%, 내년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42.8%에서 떨어진 수치다.

무역 변호사들과 컨설턴트들은 지속하는 관세 때문에 기업들이 완화를 위한 쉬운 방법을 넘어서 지난 수십 년간 지배해온 글로벌 무역 경로를 바꾸려는 더 긴 안목의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더 큰 고통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길버트는 "두 가지 확실한 결론이 있다""기업들이 더 비용 효율적이어야 하고, 미국에 원활한 글로벌 공급망을 제공하던 세계는 과거의 일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마찰이 있을 것이고 나아가는 방향은 지역 블록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