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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독 미군 3만9000명 감축 정조준… 메르츠 정부와 ‘안보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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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독 미군 3만9000명 감축 정조준… 메르츠 정부와 ‘안보 정면충돌’

독일의 이란 전쟁 비판에 ‘방위비 압박’ 재가동… 1조 6000억 규모 군병원 건설 등 차질 우려
국내 방산·에너지 업계, 나토 안보 균열에 따른 유럽 시장 변동성 긴급 점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내 미군 주둔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며 유럽 안보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조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 총리가 미국의 이란 군사행동을 공개 비판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독일 공영방송 ARD(Tagesschau)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르츠 총리가 미국의 이란 공세를 두고 "전략 없는 전쟁"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지 하루 만에 나온 반응이다.

'전략 부재' 비판에 폭발한 트럼프… 3만 9000명 주둔 근간 흔드나


이번 갈등의 도화선은 메르츠 총리의 발언이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29일 독일 마르스베르크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토론회에서 "미국이 이란 전쟁에 출구 전략 없이 뛰어들었다"며 "이란의 교묘한 협상 전술에 한 국가가 모욕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SNS에 "메르츠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며 "독일이 경제적으로나 다른 면에서 최악인 이유"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독일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을 덧붙이며 감정적인 대립각을 세웠다.

현재 독일에는 유럽 내 최대 규모인 약 3만 9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람슈타인 공군기지는 미군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핵심 병참 기지로, 이곳에서 발생하는 경제 효과만 매년 수억 달러, 한화로 약 70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 당시에도 독일의 낮은 방위비 분담금을 문제 삼아 1만 2000명 규모의 철수를 명령한 바 있다.

1.6조 원 규모 병원 건설 등 경제적 타격 불가피… ‘배짱 대응’ 메르츠

독일 내부에서는 미군 철수가 현실화할 경우 지역 경제가 괴멸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라인란트팔츠주와 바이에른주 등 기지 밀집 지역은 수만 명의 현지 고용과 서비스업이 미군 소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람슈타인 기지 인근에는 총사업비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 6241억 원)가 투입된 해외 최대 규모 미군 군병원이 건설 중이어서, 철수 논의 자체가 막대한 경제적 매몰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메르츠 총리는 겉으로는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대통령과 나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양호하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독일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설전을 넘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보 전문가인 요한 바데풀 기독민주연합(CDU) 외교 전문가는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 직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확보는 공통의 과제이나, 구체적인 실행 방식을 두고 양국의 간극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국제 안보 지형 변화와 시장 전망


금융권 안팎에서는 트럼프의 '동맹국 압박' 정치가 재연되면서 유럽 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가 지난해 말 승인한 '안보 메커니즘'에 따라 유럽 주둔 미군이 7만 6000명 밑으로 45일 이상 떨어질 경우 복잡한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완전히 저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갈등이 유럽 국가들의 자체 방위비 증액과 한국산 무기 체계 도입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방산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안보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자구책' 마련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방산 공급망의 재편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는 이번 주독 미군 철수 논란과 이란 전쟁 전략을 둘러싼 동맹국 간의 신뢰를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이 현실화할 경우, 독일을 넘어 유럽 전역의 안보 지도는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