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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핵 배터리' 심는 캐나다… 러시아 견제·에너지 안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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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핵 배터리' 심는 캐나다… 러시아 견제·에너지 안보 '승부수'

연방 국방부 4000만 달러 투입, 디젤 걷어내고 초소형 원자로(Microreactor) 도입
2030년 상용화 목표… '전력난·주권 수호' 두 토끼 잡는 새로운 핵 전략
캐나다 정부가 북극권의 지정학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오지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초소형 원자로(Microreactor)'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후 위기로 인한 디젤 발전의 한계와 러시아의 북극권 군사력 팽창에 대응해, 원자력을 국가 핵심 안보 전략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정부가 북극권의 지정학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오지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초소형 원자로(Microreactor)'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후 위기로 인한 디젤 발전의 한계와 러시아의 북극권 군사력 팽창에 대응해, 원자력을 국가 핵심 안보 전략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캐나다 정부가 북극권의 지정학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오지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초소형 원자로(Microreactor)'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후 위기로 인한 디젤 발전의 한계와 러시아의 북극권 군사력 팽창에 대응해, 원자력을 국가 핵심 안보 전략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지난달 29(현지시각)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The Globe and Mail) 보도에 따르면, 팀 홋슨(Tim Hodgson) 에너지 및 천연자원부 장관은 오타와 원자력 산업 콘퍼런스에서 북극 원격 군사 기지에 원자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연방 국방부(DND)가 주도하며, 올해에만 4000만 캐나다 달러(43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초소형 원자로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트럭으로 운반하는 '꿈의 에너지'… 러시아 '핵 함대' 대응책


캐나다 정부가 도입하려는 초소형 원자로는 통상 20메가와트(MW) 미만의 열을 생산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부품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트럭이나 선박으로 통째로 운반할 수 있어 '핵 배터리'로도 불린다. 1MW는 약 1000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혹독한 북극 환경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는다. 북극권 에너지 자립이다. 보급로가 끊기기 쉬운 북극권 기지의 디젤 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또한. 북극 주권 강화를 도모한다. 세계 유일의 부유식 원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운용 중인 러시아에 대응해 군사 인프라를 현대화한다. 탄소 중립도 모색한다. 북극 오지의 에너지원을 청정에너지로 전환해 환경 보호와 전력난 해소를 동시에 꾀한다.

현재 오타와 소재 스타트업인 '보레알 에너지 시스템(Boreal Energy Systems)'1MW급 초소형 모듈형 원자로(MMR)를 개발 중이다. 앨버트 헬러 CEO"북극 임무에 필요한 전력은 늘어나는데 디젤 보급은 한계"라며 "2030년까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현대화 계획에 맞춰 상용 원자로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실패 딛고 'K-원전'에도 기회 열리나


캐나다의 이번 행보는 2018년 당시 저스틴 트뤼도 정부가 발표했던 'SMR 로드맵'의 연장선이자 보완책이다. 당시 수억 달러가 투입됐으나 파트너사의 파산 등으로 성과가 미미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홋슨 장관은 "조만간 대형·소형 원자로를 망라한 '종합 원자력 에너지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원전 수출 촉진과 자국산 우라늄 활용을 포함한 경제 안보 패키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행보가 한국 원전 업계에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스 코헨(Seth Cohen) 에너지 분석가는 "러시아가 이미 원자력 쇄빙선과 부유식 원전으로 북극 항로 장악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캐나다의 대응은 다소 늦었지만 필수적"이라며 "단순 조사를 넘어 2030년 상용화를 위해선 검증된 기술력을 가진 국가들과의 협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형 i-SMR과 초소형 원자로(MNR) 기술은 캐나다 북극권의 혹독한 환경을 견딜 실질적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현대건설과 뉴스케일, DL이앤씨와 테레스트리얼 등 한-캐 기업 간 동맹이 활발한 만큼, 이번 국방부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에 '극한지 운용 실적(Track Record)'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다.
다만, 현지 원주민 사회와의 합의 및 북미 규제 표준(CNSC)에 최적화된 설계 최적화는 선제적 과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30년대 중반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교체해야 할 글로벌 오지의 디젤 발전 용량은 약 10GW(기가와트) 이상으로 추산된다. 초소형 원자로(MNR)의 건설 단가를 MW70~100억 원으로 산정할 때, 이 수요만으로도 약 70~100조 원 규모의 직접적인 시장이 형성된다. 이번 사업 참여 여부가 향후 글로벌 오지 원전시장 선점의 향배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지표


캐나다의 초소형 원자로 투자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향후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SMR 상용화 시점(2030)이다. 국방부 타당성 조사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이는 소형 원전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북미 진출 기회와 직결된다.

둘째, 북극권 지정학적 긴장도 여부다. 러시아와 NATO(나토) 간의 북극권 군비 경쟁 가속화는 방산 및 에너지 인프라 종목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셋째, 글로벌 우라늄 가격 추이다. 캐나다 정부가 '자국산 우라늄 활용'을 천명함에 따라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가격 추이를 살펴야 한다.

과거의 로드맵이 청사진에 그쳤다면, 이번 국방부 주도의 예산 투입은 에너지 안보라는 '실존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다. 캐나다의 북극권 핵 전략이 글로벌 원전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