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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미국 내 판매 의약품 가격 인하, 트럼프와 합의...의약품 관세 3년간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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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미국 내 판매 의약품 가격 인하, 트럼프와 합의...의약품 관세 3년간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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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제약 대기업 화이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의약품 관세를 3년간 면제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이자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30일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대가로 관세를 3년간 면제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소비자에게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사이트 '트럼프알엑스(TrumpRx)'를 통해 일부 의약품을 평균 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한편,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제도)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반적으로 약값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어떤 의약품을 트럼프알엑스에 제공할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주로 일차진료를 위한 의약품 대부분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혈액 응고 방지제 ‘엘리큐스’, 폐렴 백신 ‘프레베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치료제를 포함시킬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불라 CEO는 미국 내에 700억 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과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로 화이자가 직면했던 두 가지 대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정책으로 인한 추가 타격을 피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부과될 가능성이 있었던 의약품 관세로부터도 보호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로 화의자의 일부 의약품에는 ‘최혜국 대우’ 가격이 적용될 예정이다.

관세 유예 발표에 따라 화이자 주가는 일시적으로 6.5% 상승했다. 2025년 화이자 주가는 전년 대비 10% 하락, S&P500 지수의 13% 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와 같은 유사 합의가 향후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대형 제약사와의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수입 의약품이 국가 안보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 발표를 보류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서 러트닉 장관은 “이들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는 동안 협상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10월 1일부터 브랜드 또는 특허 획득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안에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우리는 모든 회사와 합의를 진행 중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추가로 5%, 6%, 7%, 8%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 안팎에서는 이런 경고가 제약사로부터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화이자를 포함한 대형 제약사 17곳에 서한을 발송해 9월 29일까지 관세안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백악관 쿠시 데사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 의료 지원을 위해 정부 폐쇄를 주장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권한을 활용해 일반 미국 국민의 약값을 대폭 낮추고 있다”라며 “민주당은 수십 년간 약값에 대해 말로만 논쟁해왔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