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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글로벌 재생에너지 성장 전망 하향... 美·中 정책 변화가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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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글로벌 재생에너지 성장 전망 하향... 美·中 정책 변화가 주요 원인

2030년까지 증가량 5,500GW→4,600GW로 축소... 미국 50% 감소 예상
中, 고정가격 제도 폐지로 불확실성 증가... 인도 등이 둔화 상쇄 기대
중국 산시성 퉁촨의 태양광 발전소. IEA는 재생 에너지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최근 발표한 2035년 풍력 및 태양광 목표를 예정보다 5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시성 퉁촨의 태양광 발전소. IEA는 재생 에너지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최근 발표한 2035년 풍력 및 태양광 목표를 예정보다 5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를 이유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증설 둔화가 재생에너지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IEA는 7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재생에너지 전력 용량이 2025년 대비 2030년까지 4600기가와트(GW)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예측치인 5500GW보다 900GW 낮은 수치다.

전망 하향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IEA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원 빅 뷰티풀 빌 액트(OBBBA)' 정책 변화로 인해 미국 재생에너지 성장률을 50% 감소시켰다. OBBBA는 재생에너지 확장 가속화의 촉매제가 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개정했다.

IRA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대폭 확대해 미국의 청정에너지 투자를 급증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OBBBA는 이러한 인센티브를 축소하며 재생에너지 산업에 제동을 걸었다.
IEA는 중국의 하향 조정이 절대 용량 측면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 정책 전환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10년 이상 고정 전기 가격을 보장하는 고정가격매입제도(FIT) 하에서 운영돼 왔다. 이 모델은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보장하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장려했다. 그러나 베이징은 지난 5월 이 제도를 종료하고 보다 시장 기반적인 가격 메커니즘으로 전환했다.

IEA는 중국 정책 변화가 "2025년 이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증가에 대한 주요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개발자들이 고정가격 제도 종료 마감일 전에 프로젝트를 서둘러 시운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6년은 "과도기적인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새로운 구조에 적응하고 최근 설립된 도매 시장 내에서 수익성을 평가함에 따라 일부 프로젝트 개발이 지연될 것"이라고 IEA는 전망했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용량 확장 둔화는 생산 과잉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격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IEA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가격은 2023년 이후 60% 이상 하락했으며, 최대 제조업체의 마진이 마이너스 10%로 감소했다. 누적 손실은 2024년 초 이후 거의 5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계속해서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증가의 거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IEA는 밝혔다. 중국은 "최근 발표한 2035년 풍력 및 태양광 목표를 예정보다 5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둔화는 인도와 같은 다른 국가 및 지역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시아 국가인 인도는 옥상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지원, 더 빠른 수력 발전 허가 및 기타 조치에 힘입어 예측 기간 동안 재생에너지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책 변화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수단이지만, 주요 국가들의 정책 후퇴로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IEA는 정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재생에너지 투자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각국 정부에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 마련을 촉구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