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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창 총리, 2019년 이후 최고위급 방북…北 노동당 80주년 행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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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창 총리, 2019년 이후 최고위급 방북…北 노동당 80주년 행사 참석

시진핑 대신 권력서열 2위 파견…북중러 3각 연대 공고화 신호
리창(Li Qiang)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창(Li Qiang)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오는 9~11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 참석을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공식 방문한다고 북한과 중국 당국이 지난 7(현지시각) 동시에 발표했다고 나가랜드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2015년 이후 중국 최고위급 방북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정부의 초청으로 리창 총리가 중국 당·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며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초청에 응해 리창 총리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고 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창 총리의 방북은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을 찾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중국의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한 것과 비교해 격이 확연히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은 전통으로 우호한 이웃"이며 "북중 관계를 잘 수호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당과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전략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북중러 3각 연대 과시 무대

이번 북한 노동당 창건일 행사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고위급이 참석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다. 베트남에서는 또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라오스에서는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이 참석한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북중러 최고위급이 평양에서 모이게 됐다. 이를 두고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이전에 소원했던 관계에서 개선된 관계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한 답례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또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북은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찾는 것으로는 2007년 농득마인 당시 공산당 서기장 방북 이후 18년 만이다. 북한 주재 베트남 대사인 레 바 빈은 "이번 방문은 베트남이 국가 건설과 방어 과정에서 베트남 당, 국가, 인민과 함께 헌신으로 기여하고 동지애를 보여준 북한을 포함한 국제 우방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 변화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방북하지 않았지만, 2인자인 리창 총리를 대표단장으로 파견한 것은 북중관계 복원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 행보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며 북러 밀착으로 다소 소원해졌던 북중관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첫 방중 일정을 갖고 리창 총리를 만났을 때 이번 대표단 파견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여러 외교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중국 이익을 관철하는 데 있어 북한 카드를 적극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과 중·러 고위급이 열병식 주석단에 서서 북한의 최신 무기를 지켜보며 북중러 3각 연대를 국제사회에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최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에서 북중관계가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지속 소통을 당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