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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TSMC, 첨단 AI칩 시장 90% 장악…2나노 공정 연내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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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TSMC, 첨단 AI칩 시장 90% 장악…2나노 공정 연내 양산

AI 매출 비중 60% 육박, CoWoS 용량 연말까지 4배 확대 계획
삼성·인텔보다 2배 높은 수율로 기술 격차 벌려…미·日·獨 확장 박차
엔비디아·애플 '운명' 좌우하는 기술력... 올해 매출 60%가 AI칩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TSM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TSMC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시장 전문매체 토큰링은 지난 7(현지시간) "TSMC가 전 세계 첨단 로직칩의 90%를 생산하며 AI 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20252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60%AI 관련 제품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AI 반도체 생태계의 '숨은 설계자'


TSMC202510월 현재 글로벌 순수 파운드리 시장의 70.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AI 전용 칩 시장에서는 9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지위를 누리고 있다. 대형 언어모델부터 자율주행 시스템까지 주요 AI 혁신이 TSMC 생산능력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TSMCAI 제품 웨이퍼 출하량은 2025년 말 기준 2021년보다 12배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AI 분야에서 '슈퍼사이클'로 불리는 전례 없는 수요 급증을 보여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6970억 달러(991조 원)에서 20301조 달러(1422조 원)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나노 GAA 기술로 성능·전력 효율 대폭 개선


TSMC2025년 하반기 2나노(N2) 공정을 양산한다. N2 공정은 기존 핀펫(FinFET) 구조를 넘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나노시트 트랜지스터를 처음 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은 3나노 E(N3E) 공정보다 성능을 10~15% 높이거나 전력 소비를 25~30% 줄일 수 있으며, 트랜지스터 밀도는 15% 늘어난다.

참고로 현재 양산 중인 3나노(N3) 공정은 5나노보다 성능을 10~15% 끌어올리거나 전력 소비를 25~35% 줄이며, 로직 밀도는 최대 70% 높인다. 이 효율은 막대한 계산 능력이 필요한 AI 작업에 필수이다.

보도는 "N2 공정 수요가 이미 초기 생산능력을 넘어섰고 2026~2027년까지 대규모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차세대 AI 가속기에 꼭 필요한 정전기 제어 개선과 누설 전류 감소를 이뤄낼 것"이라고 전했다.

TSMC2026년 말 A16(1.6나노급) 공정, 2028A14(1.4나노급) 공정을 차례로 선보인다. A16 공정은 백사이드 전력 공급 네트워크인 슈퍼파워레일(SPR) 기술을 담아 고성능 컴퓨팅과 AI 프로세서 성능을 한층 높인다.

AI 칩 성능의 핵심인 첨단 패키징 기술 CoWoS(Chip-on-Wafer-on-Substrate) 용량도 크게 늘린다. TSMC는 월 36000장 수준인 CoWoS 용량을 2025년 말까지 9만 장, 202613만 장으로 확대한다. CoWoS는 여러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로 묶어 기존 메인보드보다 35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낸다.

경쟁사와 기술 격차도 뚜렷하다. 보도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GAA 기술을 먼저 썼지만, TSMC 수율이 삼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인텔 18A 공정은 기술 면에서 TSMC N2와 비슷하지만 생산 방식과 확장성에서 뒤처진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애플 등 빅테크 의존도 심화


TSMC의 첨단 제조 능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H100 GPUN3 공정을, 차세대 블랙웰과 루빈 울트라 시리즈에는 TSMC 첨단 패키징과 N2 공정을 각각 쓴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TSMC를 두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2나노 칩 생산 용량의 절반 가까이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아이폰과 맥에 들어갈 A 시리즈, M 시리즈 칩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AMD는 인스팅트 가속기를 비롯한 AI 서버 칩에 N3N2 공정, CoWoS 패키징을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클라우드 AI용 텐서처리장치(TPU)와 픽셀 기기용 텐서 G5 칩 제조를 TSMC로 옮겼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인퍼렌시아와 트레이니움 AI 칩에 TSMC 첨단 패키징을 적용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 2나노 공정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팹 확장으로 공급망 리스크 분산


TSMC는 대만 집중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를 줄이려고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섰다. 2025년까지 대만 밖에 10개 신규 공장을 짓는다. 미국 애리조나, 일본, 독일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다.

다만 보도는 "해외 팹, 특히 애리조나 공장의 경우 상당한 비용 부담이 생긴다""대만은 여전히 최첨단 기술의 핵심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 전력 소비는 2021년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6%를 차지했으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2025년에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TSMCAI 수요 급증 국면에서 최대 수혜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든 애플이든 AMD든 어느 고객사가 승리하든 상관없이, 이들 모두에게 칩을 공급하는 TSMC가 가장 큰 이익을 거둔다는 분석이다. TSMC는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설계·장비·소재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전략으로 이런 우위를 지켜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 리스크와 환경 과제 공존


TSMC의 압도 지위는 동시에 우려를 낳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이 TSMC 한 곳에 집중되면서, 이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AI 산업이 한꺼번에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도는 "대만과 중국 사이 긴장 고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공급망을 각축장으로 만들고 있다""대만 해협 분쟁이 생기면 반도체 생산 중단으로 글로벌 기술·국방 시스템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짚었다.

환경 문제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TSMC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약속했지만, 급증하는 생산 규모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회사는 AI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 설계에 나서고 있지만, 전력과 용수를 많이 쓰는 반도체 제조 특성상 지속가능성 확보가 관건이다.

TSMC는 오는 162025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AI 수요 흐름과 2나노 공정 양산 진척도, CoWoS 용량 확대 상황이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