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동남아의 변신…가장 담배 많이 피우는 지역→가장 빨리 담배 끊는 지역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동남아의 변신…가장 담배 많이 피우는 지역→가장 빨리 담배 끊는 지역



지난 2017년 5월 12일 폴란드 바르샤바 도심의 한 오피스 건물 창문에 ‘금연’ 표지가 붙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5월 12일 폴란드 바르샤바 도심의 한 오피스 건물 창문에 ‘금연’ 표지가 붙어 있다. 사진=로이터


동남아시아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담배를 많이 피우는 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10여년 사이 흡연율을 절반 가까이 낮추며 금연의 모범 지역으로 떠올랐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동남아는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피웠다. 그러나 현재는 5명 중 1명 미만으로 줄었고 오는 2030년에는 흡연 인구가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WTO는 예상하고 있다.
WHO가 최근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흡연자는 2010년 이후 1억2000만명 줄었으며 이는 15년간 27% 감소에 해당한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절반 이상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임브리지대학의 공중보건학 교수 카므란 시디키는 “흡연 감소 폭이 놀랍긴 하지만 전 세계적인 추세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2010년부터 담배 사용을 15년 내 3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동남아, 아프리카, 미주 3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 곳 중에 하나가 동남아 지역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동남아의 금연 성과가 정부 규제, 공공 캠페인,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라비 메로트라 교수는 “보건 분야 연구자, 정치인, 법 집행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이뤄낸 사회적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동남아 각국은 담배 제품 경고문 강화, 공공장소 흡연 금지, 학교 교육 확대, 배우·운동선수를 활용한 금연 캠페인 등 적극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인도의 경우 영화나 TV 프로그램 속 흡연 장면에도 반드시 건강 경고 문구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DW는 “흡연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지만 동남아의 사례는 강력한 공공 정책이 인구 구조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