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 우려에 한때 10만3550달러까지 급락...단기 변동성 장세 불가피 전망

비트코인은 한때 시장 불안 상황에서 ‘디지털 금‘이라 불리며 위험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금값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연일 급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4% 급락한 10만3550달러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한때 3679달러로 낙폭을 키우며 지난 8월 고점 대비 약 25% 급락했다.
BNB, 11% 폭락...바이낸스 기술 오류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연계된 토큰인 BNB는 이날 한때 11% 폭락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낸스가 지난 10~11일 기록적인 대규모 청산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용자들이 거래소 내의 기술적 오류와 가격 괴리 문제를 겪었고, 바이낸스는 이번 사태 이후 약 6억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의 보상안을 고객과 기업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마켓메이커 윈터뮤트의 요안 투르팽 공동 창립자는 “BNB의 하락은 현재로서는 시장 전반의 매도세와 흐름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6일 12만6251달러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며칠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1900억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뒤이어 주요 암호화폐 전반으로 급격한 매도세가 확산했다.
암호화폐 데이터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12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지난주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레베리지 비율은 시장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크라켄, 서클, 비트코 및 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은 최근 은행 면허 취득, 결제 인프라 구축, 카드 상품 출시 등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BTC 마켓의 레이철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암호화폐 폭락 시점이 주요 기업의 은행 라이선스 추진 시기와 맞물린 점이 주목된다”면서 “이는 전통 금융 인프라로의 전환을 통해 변동성에 대비하고, 시장 내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은행 신용 우려에 ’화들짝‘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에 더해 전날에는 미국 지역은행들의 숨겨진 신용 손실에 대한 불안이 또 한 차례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비트코인 풋옵션 대비 콜옵션 비율은 이날 한때 1.33까지 상승하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헤지 수요가 증가했음을 시사했다.
비트와이즈의 매튜 호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신용불안이 확대되면서 무엇보다 암호화폐는 시장이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위협이 “실행 가능하지 않다”며 시장을 달랜 뒤 주요 암호화폐도 급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6시45분 현재 전날보다 0.9% 내린 10만7310.8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0.15% 오른 3878.41달러에 거래됐다.
디지털 자산 분석 업체 BRN의 티모시 미시르 리서치 책임자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스트레스가 집중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가격 하락 위험을 보호하는 보험 비용이 상승하고,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양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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