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스당 4300달러 돌파 이후 2% 넘게 하락...은값, 런던 시장 공급 부족 완화에 차익 실현 확산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유화적 발언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달래준 영향을 받았다.
전날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300달러를 돌파했던 금값은 이날 2% 넘게 급락했다.
금 현물은 이날 한때 4379.2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하락 전환하며 장 막판 온스당 4250.6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장 초반에만 해도 금값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100% 전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하며 최근 강경한 대응에서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진정됐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100%의 대중국 추가 관세를 처음 발표한 이후 다소 유화적인 어조로 돌아서면서 금 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일정을 공식 확인하며 양국 간 무역 긴장 완화 기대를 키웠다.
금값은 올해 들어 지정학적 긴장,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달러 약세, 금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급등했다.
또한,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랠리가 가속화했다. 이자 수익이 없는 무수익 자산인 금은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수키 쿠퍼 상품 연구 총괄은 “올해 금 평균 가격을 온스당 4488달러로 전망하며, 시장을 지지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과 12월 회의에서 각각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銀), 5% 넘게 급락...“랠리 과도했나”
금값과 더불어 맹렬한 기세로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했던 은 가격도 이날은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
장 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54.47달러까지 치솟았던 은 가격은 온스당 51.20달러로 5.6% 하락 마감했다.
미국 내 지역은행 신용 위험과 미·중 간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자 은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또한 런던 은 시장에서 발생한 ‘역사적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 실현 움직임도 확산했다.
귀금속 전문업체 MKS 팜프의 니키 실스 금속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런던의 은 부족 현상이 극단적인 수준에서 다소 완화되고 있으며,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