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선박 건조량 3853만DWT·수주잔량 2억4224만DWT…점유율 60% 육박
초대형 유조선·대형 크루즈까지 고부가 선박 확대…이익률 9.7% ‘역대 최고’
초대형 유조선·대형 크루즈까지 고부가 선박 확대…이익률 9.7% ‘역대 최고’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조선 완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3853만 중량톤(DWT)에 달했다. 신규 주문은 총 6660만 DWT로 23.5% 감소했다. 9월 말 현재 주문 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한 2억4224만 DWT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적중량 톤수로 측정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완공 생산량의 53.8%, 신규 주문의 67.3%, 주문 잔고의 65.2%를 차지했다. 보상총톤수(CGT)로 측정한 점유율은 각각 47.3%, 63.5%, 58.6%로 글로벌 조선산업에서 중국의 선두 위치를 유지했다.
10월 13일 중국 조선산업협회는 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 동안 중국 조선 부문이 완료 생산량, 신규 주문, 주문 잔고라는 세 가지 주요 지표에서 급속한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선두를 유지했다는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양과 질이 모두 상승하면서 업계 수익성도 크게 향상됐다. 2025년 6월 현재 주요 조선업체의 이익률은 9.71%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영 현대화 잡지의 수석 부편집장 비안 용주는 18일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조선 지배력은 전반적인 경제 강점과 방대한 무역 규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국가이자 세계 10대 항구 중 8개 항구가 있어 선박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완전한 산업 체인 및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제조 기반과 결합된 이러한 수요는 조선 부문의 성장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 혁신과 산업 업그레이드도 핵심 동인이었다고 덧붙였다. 비안은 "중국은 현재 R&D 투자와 산업 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강력한 재정 지원과 선진적인 연구 능력은 중국 조선소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비안은 중국의 방대한 숙련 노동자 풀이 다른 많은 국가와 비교할 수 없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선박 생산을 보장하는 핵심 우위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조선업의 성공은 단순히 물량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저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이었던 중국 조선업은 최근 LNG선, 대형 유람선,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형 유람선은 조선업의 꽃으로 불리며 기술 집약도가 가장 높은 선박이다. 중국이 자체 기술로 대형 유람선을 건조하는 데 성공한 것은 중국 조선업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중 연료 선박과 친환경 선박 건조에서도 중국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조선소들은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의 조선업 약진은 한국 조선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한국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중국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여전히 고부가가치 선박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일부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율운항선박, 수소 추진선박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조선시장은 향후 수년간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신규 선박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LNG선, LNG 추진 선박, 메탄올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조선업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한 산업 생태계, 막대한 정부 지원, 거대한 내수 시장이 중국 조선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업의 과잉 투자와 과당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업계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신규 주문이 23.5% 감소한 것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조선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해상 무역로 확보와 해군력 강화라는 국가 전략과도 연결되어 있다. 향후 중국 조선업의 발전 방향과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