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앞두고 미·중 무역 ‘엇박자’
희토류 수출 제한·관세 공방 속 회담 성사 여부 ‘미지수’
희토류 수출 제한·관세 공방 속 회담 성사 여부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공정한 거래를 하게 될 것이며 매우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여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한국 APEC 정상회의 현장 회담과 내년 초 중국 방문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그는 “시 주석과의 만남은 양국 관계 전환의 중요한 기회”라면서 “내년 1월 중 중국을 방문해 무역·안보·기술 분야의 포괄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일 중국 상무부가 홀뮴·에르븀·툴륨·유로퓸·이터븀 등 5개 중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11월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들 원소가 첨단 제조업의 핵심 원료라는 점을 부각하며 “필요할 경우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중국이 핵심 광물 공급을 무기로 사용한다면 회담을 즉시 취소할 수 있다”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정제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한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전기차·전투기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미국은 호주와 85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 규모 희토류 협력 협정을 발표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핵심 광물 과잉 보유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상호관세율을 각각 30%·10%로 낮추고 90일간 유예했다. 8월 이를 11월 10일까지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 기간 만료 후 중국 제품에 최대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해 총 관세율이 157%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부다페스트 회담을 예고했다가 백악관이 “가까운 시일 내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외교 일정 번복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담 성패가 미·중 무역 갈등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