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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서 독일과 막판 치열한 승부…2035년 조기 인도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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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서 독일과 막판 치열한 승부…2035년 조기 인도 강점

12척 규모 북극 작전용 잠수함 수주전…한국 속도 vs 독일·노르웨이 NATO 연합 대결
캐나다의 대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두고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막판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의 대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두고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막판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GPT4o
캐나다의 대규모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두고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막판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캐나다 CTV뉴스는 지난 21(현지시각) 독일과 노르웨이 국방장관이 오타와를 방문해 자국 잠수함 채택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애틀러스뉴스는 이번 선택이 북대서양 안보에 수십 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540억 캐나다 달러 사업, 한화오션과 독일 TKMS 맞대결


캐나다는 1998년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바꾸려고 최대 12척의 3000톤급 재래식 잠수함을 들여오는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언론 보도를 보면 사업 규모는 잠수함 건조비만 240억 캐나다 달러(245700억 원)이며, 30년간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하면 300억 캐나다 달러(307100억 원)를 넘는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8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같은 유럽 방산업체들을 탈락시키고 한화오션과 독일 TKMS를 최종 후보에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캐나다 사업 결과가 폴란드 같은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노르웨이, NATO 연합 강조하며 상호운용성 카드


캐나다를 직접 방문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토레 산드비크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CTV뉴스 인터뷰에서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개발하는 212CB(CD)형 잠수함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샌드비크 장관은 "우리는 함께 정비하고, 예비 부품을 나누며, 함께 훈련하고 함께 항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가 들어오면 이것이 세계 최대 재래식 잠수함 함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각각 6척씩 모두 12척의 212CD형 잠수함을 주문한 상태다. 212CD형은 배수량 2500, 길이 73미터 규모로, 능동 소나 탐지를 최소화하는 스텔스 설계를 적용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를 쓰는 공기불요추진(AIP) 체계를 실어 북극 얼음 아래에서 최대 3주간 잠항 작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러시아가 이 지역을 다시 무장하고 있고, 중국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우리가 함께 맞서야 한다"며 캐나다와 오랫동안 손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샌드비크 장관 또한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같은 위협을 마주한 해양 국가이자 북극 국가로서 캐나다와 방산 협력을 넓히는 것이 노르웨이에 이롭다"고 밝혔다.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연결선, NATO 북대서양 방어 핵심


애틀러스뉴스는 지난 21(현지시간) 아이슬란드가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GIUK) 연결선에 자리잡아 NATO의 북대서양 감시망에서 조용하지만, 핵심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아이슬란드는 군대가 없지만, NATO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P-8 포세이돈 같은 동맹국 해상 초계기들이 케플라비크에서 작전을 펼치며 북대서양을 감시한다.

이 매체는 "캐나다가 새로 들여올 잠수함은 이 해역을 순찰하도록 설계될 것이며, 아이슬란드가 떠받치는 감시·대잠망과 같은 체계에 속하게 될 것"이라며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인터넷 통신과 세계 무역 상당 부분이 북대서양을 지나는 케이블과 항로에 기대고 있어, 이들을 지키는 것은 은행 결제, 전화 통화, 공급망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2035년까지 4척 조기 인도 약속…속도 경쟁력 내세워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와 현지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마이클 쿨터 한화 글로벌디펜스 최고경영자는 CTV뉴스 인터뷰에서 "한화가 내년 공급업체로 뽑히면 2035년까지 4척의 새 잠수함을 넘길 수 있으며, 그 뒤 해마다 1척씩 공급해 2042년까지 12척 전부를 건네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제안하는 장보고-III 배치-II(KSS-III) 잠수함은 배수량 3300톤 규모로, 세계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추진 체계를 동시에 실은 모델이다. 7000해리 이상 항속거리와 약 3주 이상 잠항 능력을 갖춰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까지 넓은 영역에서 작전이 필요한 캐나다 해군에 알맞다는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빠른 납품으로 낡은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유지보수와 지원 비용에서 약 10억 캐나다 달러(1조 원)를 줄일 수 있다는 구체적 수치도 내놨다. 한화오션은 또한 블랙베리, L3 해리스 MAPPS 같은 캐나다 현지 기업 35개사와 협력 관계를 맺으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산업 참여 요구에 양측 각기 다른 전략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캐나다는 가능한 한 많은 산업 혜택을 원한다""캐나다는 방산 부문 역량을 다시 세우고 있으며, 더 많은 산업을 만들고 기업 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안에서 제조가 잠수함 구매 계약에 들어갈 것인지 묻는 질문에 "협상이 우리한테 어떤 열매를 맺을지 지켜봐야 하지만, 반드시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에 운용·정비 시설을 세워 30년 넘게 이어지는 정비와 성능 개량을 돕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국방, 우주, 지속 가능 에너지, 핵심 광물 분야에서 캐나다 정부와 산업계와 오래 손잡겠다는 그림도 보여줬다.

반면 CTV뉴스 보도를 보면 독일과 노르웨이 쪽은 캐나다에서 함께 잠수함을 짓자는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오션 쪽은 잠수함 제조 기술 이전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지만, 제조 시설을 짓고 숙련 인력을 키우는 데 시간이 걸려 캐나다가 오랫동안 잠수함 능력 없이 지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극해 안보 우려 속 빠른 결정 요구


애틀러스뉴스는 지난 21(현지시간) 보도에서 "캐나다의 잠수함 선택은 북대서양 안보에서 수십 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의 현대식 순항미사일 잠수함이 지난 세대보다 성능과 은밀성이 나아져 탐지와 억지의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짚었다.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총장은 CTV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공급업체를 정하라고 정부를 재촉했다. 캐나다 공공서비스조달청은 성명에서 "한화오션과 TKMS 모두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의 적격 공급업체로 남아 있으며, 캐나다 초계 잠수함을 제때 받고 가장 좋은 경제 결과를 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이 제안한 2차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즉각 휴전을 모스크바가 거부하면서 미뤄진 상태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푸틴은 평화 협상 뜻이 전혀 없으며, 그저 시간을 벌어 우크라이나에서 땅을 차지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이기면 푸틴은 더 많은 이웃 나라를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0(현지시간) 캐나다 정부가 앞으로 1년 안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10월 문을 연 국방투자청이 최종 공급업체 선정을 맡는다. 다만 해군총장이 올해 말 결정을 재촉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2026년에서 2027년 사이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어 실제 선정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택이 NATO 회원국인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 같은 다른 잠수함 사업에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