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타주 업체협회 "한국계 유령회사에 특혜…직원 4명 회사가 수주"
지역 구매법 위반 의혹에 주정부 조사 요구 목소리
지역 구매법 위반 의혹에 주정부 조사 요구 목소리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디아리오인포살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포스코가 살타주 지역 구매법을 어기고 한국계 등 외국기업에 계약을 몰아줬다는 지역 업체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직원 4명 한국계 회사에 입찰도 없이 계약
보도를 보면 포스코는 살타주의 '지역 구매 고용법(8.164호)'을 어긴 채 한국계 기업 TGL과 외국 자본 팬토스(Phantos) 등에 입찰도 거치지 않고 바로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이들 회사의 실체다. 한국 출신 사업가가 세운 TGL은 등록된 직원이 겨우 4명이고, 업무에 필요한 차량조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가 포스코로부터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는 것이다.
현지 광산공급업체들을 대변하는 살타주 광산공급업체협회(CAPEMISA)는 성명을 내고 "이들 외국기업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살타주 일자리도 만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코레원(Kore One SA), 세일엔지니어링(Seil Engineering SA), 삼진일렉트릭(Samjin Electric SA) 등 포스코 관련 기업들이 모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한국계 사업가 J씨와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지역 구매법 8.164호와 광산 협약의 취지는 지역 발전, 일자리 창출, 살타주 기업의 광산 사업 참여를 돕는 것"이라며 "지금은 자본을 투자하고 세금을 내는 살타주 업체들을 밀어내는 일을 막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직원들 "내부 압력으로 불법 관행 숨기기 강요받아"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지 소식통들은 포스코의 살타주 직원들이 이런 관행을 숨기거나 따르도록 내부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조직 안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포스코는 또한 이민 서류가 미비한 외국인을 관리직에 썼고, 법인 설립 과정과 계약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살타주와 카타마르카주에서 사업하는 포스코를 두고 광산업계 안팎에서는 주정부가 계약 내역을 다시 살피고 회사에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조 원 투자 리튬 프로젝트…투명성 논란 직면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살타주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광권을 사들인 뒤 100% 자회사인 포스코아르헨티나 현지법인을 세웠다. 이후 2022년 약 8억 3000만 달러(약 1조 1900억 원)를 투자해 염수리튬 1단계 상·하공정을 지었고, 지난해 10월 연산 2만 5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약 1조 원을 더 투자해 연산 2만 5000톤 규모의 2단계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3단계까지 마치면 아르헨티나에서의 연간 리튬 생산능력을 1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이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42만 3000톤을 확보해 세계 리튬 업계 '톱3'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살타주 광산업계 관계자들은 "광산업은 지역 규칙을 지키고 살타주 노동의 가치를 알아줄 때만 진짜 발전의 힘이 될 수 있다"며 주정부가 포스코의 계약 내역을 다시 들여다보고 투명성과 법규 준수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