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기관지 "디지털 통화로 SWIFT 제재 피할 수 있어"…러시아 사례서 교훈
시진핑, 2019년 블록체인 혁신 촉구…군 물류·인사관리 적용 검토
시진핑, 2019년 블록체인 혁신 촉구…군 물류·인사관리 적용 검토
이미지 확대보기중앙당학교 관영 신문 스터디 타임즈는 25일(현지시각) 게재한 기사에서 "국가들이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중요 자원을 동원하며 분쟁 중 경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을 점점 더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작성자 쉐즈천은 "최근 여러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디지털 통화는 빠르고 안전하며 익명의 거래 기능을 제공하며 군사 응용 영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디지털 자산 군사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평은 중국이 미국과 금융전쟁이 벌어질 경우 국제 은행 송금 네트워크인 스위프트(SWIFT)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해 국제 금융 거래에 큰 타격을 받았다.
쉐즈천은 "물리적 은행 인프라가 마비되거나 제재를 받을 경우 디지털 통화는 국경 간 거래와 군사 무역 결제를 위한 은밀한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제재를 받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각각 석유와 금에 연동된 암호화폐를 사용한 사례를 들었다.
특히 그는 "암호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은 자금 출처를 분산시키고 익명화해 적의 봉쇄나 간섭 가능성을 줄인다"며 "이는 전쟁의 과정과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적극 개발하는 한편, 민간 암호화폐는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개발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한다.
시진핑 주석은 2019년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정치국 학습 세션을 열어 혁신을 촉구했다. 같은 해 인민해방군 기관지는 군이 블록체인으로 인사 데이터를 관리하고 훈련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연구자들은 군사 물류와 인적자원 같은 "위험이 낮은 영역"에서 먼저 블록체인을 시험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군사용 블록체인은 규모가 작아 민간 시스템보다 사이버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록체인은 공격자가 데이터를 조작하려면 전체 네트워크 노드의 절반 이상을 동시에 해킹해야 하는 구조다. 노드가 많을수록 안전하지만, 군사용은 노드가 적어 전시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도 국방부에서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공급망 추적과 연구개발 데이터 공유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는 전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도 실시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의 움직임이 러시아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한 전문가는 "베이징은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을 보며 유사한 상황에 대비해 디지털 위안화와 블록체인 기반 대안 금융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글로벌 금융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고 평가한다. 디지털 통화가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면 서방의 경제 제재 효과가 크게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자체 디지털 달러 개발과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어, 미중 금융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