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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니 냉장고' 크기 지능형 컴퓨터 공개…전력 소비 90%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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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니 냉장고' 크기 지능형 컴퓨터 공개…전력 소비 90% 감축

뇌 모방 신경망 탑재, 슈퍼컴퓨터급 성능…가정용 전원으로 작동 가능
가정·사무실 배치 용이, 헬스케어·교육·업무 지원 등 다양한 활용 기대
중국 과학자들이 미니 냉장고 크기의 세계 최초 뇌 모방 지능형 컴퓨터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과학자들이 미니 냉장고 크기의 세계 최초 뇌 모방 지능형 컴퓨터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과학자들이 미니 냉장고 크기의 세계 최초 뇌 모방 지능형 컴퓨터를 공개했다. 이 장치는 방 크기의 슈퍼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갖추면서도 전력을 90% 적게 사용한다고 2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BI 익스플로러 컴퓨팅 시스템(BIE-1)은 26일 중국 남부 광둥-마카오 심층 협력구에서 열린 포럼에서 광동 지능 과학기술 연구소(GDIIST) 구성원에 의해 공개됐다.

이 장치는 직관적인 신경망과 뇌 유사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도움으로 기존 컴퓨팅 클러스터에 필적하는 훈련 및 추론 속도를 포함해 슈퍼컴퓨터의 기능을 냉장고 크기의 장치에 담았다.

연구소는 26일 웹사이트를 통해 "가정, 소규모 사무실, 심지어 모바일 환경에도 쉽게 배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전력 소비가 적고 소음이 적으며 소형화된 슈퍼컴퓨터라고 할 수 있어 고급 지능형 컴퓨팅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치는 GDIIST가 인큐베이팅한 주하이 헝친 네오제닌트 테크놀로지와 수이런(주하이) 메디컬 테크놀로지가 공동 출시했다.

기존 슈퍼컴퓨터는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 내 전체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대규모 에너지 집약적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은 컴퓨팅 작업을 실행할 뿐 아니라 시스템을 냉각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사용한다.

GDIIST의 지능형 컴퓨팅 시스템 공동연구소 공동소장 니에 레이는 "전통적인 컴퓨팅 센터는 초기 단계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에너지 소비가 높은 건물과 같다"고 말했다.

니에 소장은 27일 차이나 사이언스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BIE-1은 미니 싱글도어 냉장고 크기에 불과하고 가정용 소켓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으며 전력 소비는 기존 슈퍼컴퓨터 장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소형 장치가 단독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할 뿐 아니라 기존 컴퓨팅 시설의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E-1은 1152개의 중앙처리장치 코어를 4.8테라바이트의 DDR5 메모리 및 204테라바이트의 저장 공간과 통합했다. 코어는 명령을 실행하고 계산을 수행하는 미니 프로세서다.

이 장치는 뇌의 계산 메커니즘을 밀접하게 모방하는 독립적으로 개발된 직관적인 신경망에서 실행돼 효율적인 학습, 해석 가능한 추론, 소량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고 추출하는 능력을 갖췄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장치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모델 훈련과 추론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소형 컴퓨터의 훈련 및 추론 속도는 각각 초당 10만 개 토큰과 초당 50만 개 토큰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는 여러 개의 고급 그래픽 처리장치가 필요한 기존 컴퓨팅 클러스터와 비슷하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가장 복잡한 추론 작업을 수행할 때에도 CPU 온도는 섭씨 70도 미만으로 유지되고 조용하게 작동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BIE-1은 가정 건강 모니터링, 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개인교습, 사무실에서의 맞춤형 AI 지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 장치는 또한 비전문 사용자에게 뇌에서 영감을 받은 컴퓨팅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훨씬 더 많은 상황과 환경에서 지능형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한 AI 전문가는 "데이터센터급 AI 컴퓨팅을 가정용 기기로 구현한 것은 혁신적"이라며 "전력 소비와 공간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성능이 홍보만큼 나올지, 그리고 대량 생산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독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로 엔비디아 등 고성능 GPU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자체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번 BIE-1 공개는 중국이 에너지 효율적인 AI 컴퓨팅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가정과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고성능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AI 기술의 대중화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